6시 30분 새벽기차를 타기 위해 채비를 서둘렀다. 숙소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는 역에 도착하니 대합실에는 이미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베리아횡단열차’는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톡을 왕복하는 기차로 횡단하는 데에 총 7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르쿠츠크역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중간지점 역으로 이곳에서 기차를 타면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톡까지 3일의 시간이 걸린다.
영화 <설국열차>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꼬리칸인 3등석을 예매했다. 장거리 기차여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따윈 전혀 없었다. 이미 기차여행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인도기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인디안타임이 적용되는 인도기차와는 달리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간을 칼 같이 지켜졌다.
그 겨울 러시아_마음의 3등석
기차에 올라 지정된 좌석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6개의 베드가 한 섹션으로 이뤄진 인도 기차의 3등석과는 달리 러시아 기차의 3등석 칸은 4개의 베드와 2개의 수납칸으로 구성됐다. 인도기차로 치면 2등석 수준이다. 게다가 외부기온이 영하 40도를 웃도는데 실내온도는 23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베개 및 담요 역시 무료로 제공된다.
모든 것이 감동이다. 가장 큰 차이는 화장실에 있었다. 밑이 시원하게 뚫린 푸세식 변기만 덩그러니 놓였던 인도기차와 달리 좌변기에 화장지, 온수가 나오는 세면대가 구비돼있었다.
굳이 인도기차와 비교 할 필요가 있을까...
시베리아횡단열차의 3등석은 설국열차의 진정한 꼬리칸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따금 마주하는 불편한 상황이나 불만감, 어쩌면 누군가는 그조차 간절히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내 마음이 꼬리칸에 머물렀 것이 아닐까. 기차는 달리기 시작했고 나는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