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에세이 <그 겨울 러시아>
2019년 2월 5일 새벽 6시, 러시아 최남단 항구도시이자 시베리아열차의 출발점인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낯설고 차가웠지만, 그런 생경함조차 느낄 여유가 없었다. 빨리 택시를 붙잡아 독수리전망대로 향해야했기 때문이다.
독수리 전망대는 블라디보스톡 관광명소 중 하나로 ‘독수리의 둥지’라는 뜻의 언덕이다. 이곳에서는 시내 전경 및 금각만과 아무르만 주변 섬들의 모습까지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데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더불어 다들 이곳에서 인생샷 하나씩 남겨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블라디보스톡 일정에 일순위로 넣은 곳이기도 하다. 마침 도착하는 시간대가 새벽이었으므로 서두르면 일출까지 볼 수 있겠다 싶었다.
택시에 올라 짧은 시간 내 목적지 설명에 성공했다. 언어의 장벽을 부숴준 번역기에 감사해하며 전망대 입구까지 빠른 시간 내에 도착했다. 다행히 해가 떠오르기 전이었다. 전망대 정상에 올라 내려다 본 도시에는 황금빛 물결이 일고 있었다. 여행 내내 애물단지였던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를 세팅했다. 어쩌면 이 한순간을 위해 달려왔는지도 모른다. 2019년의 첫날, 그 첫 해를 특별하게 맞이하기 위해서. 카메라도 삼각대도 제 할 일을 마친 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 겨울 러시아를 품에 안은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