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에세이 <그 겨울 러시아>
독수리전망대에서 내려올 때는 푸니쿨라를 이용했다. 푸니쿨라는 상하행 라인이 교차 운행하는 이색적인 열차로 언덕을 오르내리는 데에 걸리는 소요되는 시간은 2분 남짓이다. 그러고 보니 남산전망대의 케이블카도 아직 못타봤는데 외국여행에선 이런 열차는 빼놓지 않고 타보는 것 같다. 이른 아침인데도 이용객이 많은 걸 보니 필수코스 중 하나이긴 한가보다.
블라디보스톡은 이번 러시아 일정 가운데 첫 도시여행인 셈이다. 알혼섬 바이칼호수 그리고 시베리아횡단열차까지는 정적인 여행이었다면, 블라디보스톡에서는 최대한 분주히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기차에서 내려 씻지도 않은 채 도시를 활보중이었다.
숙소 체크인 시간 전까지는 굼백화점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도시의 랜드마크인 굼백화점은 현지인을 비롯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대형쇼핑센터로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백화점 주변의 건물과 골목들도 빈티지한 느낌이 가득한데, 굼옛마당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카페, 수제버거집, 디저트숍, 아트스튜디오 등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즐비해있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 외관에는 익살스러운 인물벽화가 그려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곳을 거닐다 보니 인사동 거리가 떠올랐다. 대학시절 인사동을 자주 찾던 때가 있었다. 전시회를 보기 위함도 있었지만, 전시 관람 후 피맛골에 들러 막걸리와 고갈비를 먹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찾은 인사동은 변해있었다. 현대식 건물들과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뒤섞여있는 골목 안은 공간 특유의 개성도 그 시절 감성도 모두 잃은 모습이었다. 타지에서 떠올린 인사동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과연 그뿐이었을까. 변해가는 것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