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무 이야기. (5)

멍육아를 시작하고,

by 유우

육아를 시작하고 많은 일상이 달라졌다.

율무는 일주일 사이 360g이나 자랐고, 산책도 다니는 아기 강아지가 되었다. 매일 소중히 기록하는 산책 사진도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이 모습을 율무 평생의 한 번만 볼 수 있다니 애틋하기만 하다.


회사에서는 율무에게 안 돼, 하지 마, 하며 혼을 냈던 일만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집에 가면 잘해줘야지. 하면서도 막상 집에 돌아와 늦은 시간까지 으르렁 왕왕 짖어대는 율무를 보면 옆집에 민폐가 갈까 너무 속이 상했다. 분리 불안이 심해지는 건지, 내가 밥을 먹을 때에도 율무가 계속 낑낑거려서 밥을 먹다 체해 토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눈물이 슬며시 날 것 같았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를 키우면서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해야 하는 것도 속상하고, 잠잘 때도 혹여나 전선을 물어 뜯거나 벽지를 뜯어 놓을까 노심초사하는 불안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주문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전선을 물어뜯지 못하게 하려면 비터 스프레이도 필요했고, 모서리 방지 케이스, 산책 때 벌레 붙지 말라고 해충 방지제, 실리콘 고무 패드 등 한 달에 20만원만 율무에게 투자할 거라는 나의 목표는 훌쩍 넘겼다.


지금 율무는 내 의자 근처에서 옆으로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힘들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또 슬며시 웃음이 난다. 나를 의지하고 있구나. 율무 세상에는 나와 가족이 전부일텐데, 더 잘해주어야지. 그런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어도 율무만 있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지독히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낚시를 좋아하는 부모님이 여행을 가고 나면, 외동인 나는 혼자 남은 큰 집에서 무서움을 느껴 방문을 잠궈두고 있거나, 우울함에 빠져 하루가 빨리 지나가고 부모님이 돌아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적도 있다. 그러나 율무가 오고난 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게 흘러간다.



밥 때가 되면 율무 밥을 챙겨주고, 깨끗한 환경을 위해 방 바닥에 머리카락을 수시로 치우고, 닦고, 소독하고, 패드를 갈고, 내 끼니를 챙기고, 산책을 다녀오면 하루가 마무리 된다. 방바닥에 누워 있으면 내 얼굴로 거침없이 달려와 뽀뽀를 하는 율무 때문에 소리 내어 크게 웃기도 한다. 내게 결코 작지 않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나오고 싶어서 스토킹하는 율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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