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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일 Nov 11. 2024

내 어린 꼬마야,

넌 어떤 세계에서 왔니?

나쁜 입들에게 먹혀버렸다면

결코 나를 만나지 못했을 거야

슬픔도 지워주고 눈물도 핥아줘

네가 가진 행복을 온전히 나에게로 준다면

온 천지가 어여삐 물든 꽃밭으로 데려다가

뒹굴 딩구르르 노닐 수 있게 만들어 줄게

세상에 절망이라는 씨앗이 심어져도

나는 너를 보면서 희망을 꿈꾸잖니


사이좋게 박자에 맞춘 걸음을 나누고

호기심에 까만 코를 씰룩이며

엉덩이 뒤뚱이며 해맑은 웃음을 보일 땐

나도 속절없이 웃어버리는 거야


가로등의 노란 불빛을 무대 삼아

요란스럽게 같이 춤을 추자

그 순간엔 세상 전부를 가진 거야

네 생은 너무나 짧아

작은 몸짓에 큰 세상을 담은 것처럼

내 생의 절반을 나눠주어

영원히 너를 품에 안고 살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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