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돌자~동네 한 바퀴~"
B0 노선은 세종시 버스전용차로(BRT)를 양방향으로 나눠 운행하는 순환노선으로 서울의 지하철 2호선과 닮아있다.
정부세종청사, 시청 등 주요 정류장을 포함해서 세종시를 크게 한 바퀴 돌아서 운행하고 35~40분 정도면 기점지인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로 돌아올 수 있다.
특별한 것은 B0노선은 전기굴절버스로 운행한다는 것이다. 전기굴절버스는 1대의 버스에 1대의 차량이 추가로 연결되어 차량의 길이가 약 18미터다. 출입문은 앞 차량에 2개 뒤따르는 차량에 1개로 총 3개가 있다. 마치 짧은 지하철을 연상시킨다. 전기굴절버스는 일반버스에 비해 6미터나 길고 승객도 30명 이상 더 태울 수 있다. 앞 차량의 움직임을 따라 뒤에 붙은 차량이 함께 움직이며 굴절되어 전기굴절버스로 부른다.
말만 들어보면 그걸 어떻게 운전할까 싶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처음 교육받은 날을 생각해 보면
‘와.. 이걸 어떻게 운전하지’
싶었다. 하지만 몇 번 운전해 보니 사실 일반 버스와 특별히 다른 점이 한 가지뿐이었다.
후진이다. 버스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평범한 버스를 후진하는 것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 점만 제외한다면 운행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기차 같은 버스의 모습을 많은 승객이 신기해하고 좋아한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주말만 되면 아이를 데리고 전기굴절버스에 타는 승객이 늘어난다.
처음에는 젊은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전기굴절버스를 타서 한 바퀴 돌고 탔던 정류장에서 내리는 걸 보며 왜 저럴까 궁금했었다. 결혼하고 아이도 있었다면 금방 해결될 궁금증이었겠지만 몇 번 그 상황을 마주하고 나서야 이해가 됐다. 한참 탈 것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좋아할 때가 아니던가. 세종시에 아이들이 놀만한 곳이 없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크고 기다란 버스를 타는 것만으로도 너무 신나고 웃음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가 버스를 타고는 종종 “내가 눌러볼래”, “언제 누르면 돼?”라고 말한다.
자기주장과 고집이 시작되는 나이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주는 아니어도 여유가 되면 신호대기하는 짧은 찰나에 아이 부모에게 말을 건넨다.
“애기 아빠! 거 애가 벨 한 번 눌러보게 하세요”
“네?”
“괜찮으니 한 번 눌러보라고 해보세요”
“아.. 아, 네”
(아이에게 버스기사 아저씨가 눌러보라고 했다며 벨을 누를 수 있게 아이를 안아 올린다.)
“띵동, 띵동”
“자, 이제 눌러봤으니까 됐지?”
(아이가)“네!!”
참고로 하차벨은 누르면 문이 열리고 닫혀야만 다시 누를 수 있다. 이미 누른 상태에서는 아무리 눌러도 소리 나지 않는다. 아이가 누른 하차벨을 다시 작동하도록 하차문을 열고 닫는다. 하차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속도는 안전을 위해서 느리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
게다가 아이가 한 명이 아니고 두 명이면 두 번 하도록 해줘야 해서 귀찮기는 하지만 해줄 수 있을 때 특별한 써-비스를 베풀어본다.
그렇게 하차벨을 눌러본 아이는 온 세상을 가진 것처럼 기뻐하고 좋아한다. 덩달아 부모의 마음도 행복하겠다 싶다. 물론 운행 시간에 쫓겨서 여유가 없을 때는 아이가 타든 말든 운행이 우선이지만 가끔 생기는 이런 이벤트가 소소한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문득 궁금해진다. 아이가 자라서 혼자 버스를 탈 수 있을 때, 버스를 타면서 내가 해 준 써-비스를 기억은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