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초보 임보자 일기
드디어 배변 훈련 첫 도전하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내심 긴장한 것인지 알람도 울리기 전에 눈이 번쩍 뜨였다. 가장 먼저 홈캠으로 미키 모습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몸을 동그랗게 말고 곤히 자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일찌감치 눈이 떠진 김에 오늘 할 배변 훈련 공부나 할 겸 훈련사님이 알려 주신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메모장을 켰다. 마음속에서 ‘이걸 내가 잘할 수 있으려나.’하는 생각이 올라왔다. 일단 배변 훈련을 하겠다고 하긴 했는데 영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메모장에 적힌 내용을 몇 번 읽다 보니 어느새 미키 아침 먹는 시간이 됐다. 보통 아침 먹고 바로 쉬야 하러 산책을 나갔었기에 밥 먹자마자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사님께서 알려 주신 대로 음수량부터 늘렸다. 미키가 워낙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어서 황태 물을 급여했다. 그랬더니 웬걸, 바로 원샷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오호? 이거 한 번에 성공하는 건가!’하는 기대감이 생겨났다. 그래서 바로 아이를 배변 패드 위로 데려갔는데... 갔는데... 쉬야는 무슨! 전혀 화장실 가고 싶은 표정이 아니었다. 역시 한 번에 성공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포기하긴 일렀고 그렇게 몇 번을 켄넬과 배변 패드 위를 왔다 갔다 반복했다. 그러다 미키도 힘들 테니 조금만 쉬었다가 해야겠다 싶어서 바닥에 대(大) 자로 누워 한숨 돌리고 있던 찰나, 그 순간 바로 참았던 쉬야를 해 버렸다. 맙소사!!! 정말로 맙소사였다!!!!!! 그때는 너무 벙쪄서 얼음이 될 수밖에 없었다(아, 혹시 모른다. 내 눈동자에는 ‘너, 이 녀석!’하는 원망이 한 스푼 담겨 있었을지도!). 그렇게 우리의 배변 훈련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온 카톡 하나,
[우리 미키, 배변 성공했나요?]
오늘 훈련 과정과 함께 실패했다고 말씀드리니 괜찮다고, 쉽지 않은 훈련이라고, 켄넬에 머무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 보아도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다. 그리고 응원과 함께 내일 또 연락 주시겠다고 하셨다.
재도전의 날이 밝았다. 남편(식사 담당)이 미키 아침밥을 챙기고 나면 어김없이 그때부터 미키와 나, 둘만의 훈련이 시작됐다. 순서는 어제와 같았다. 아!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훈련사님께서 조언해 주신 대로 켄넬에 머무는 시간을 조금 늘렸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쉬이이이~” 소리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사실 쉬~ 소리는 초록창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이런 신호를 주면 좋다길래 속는 셈(?) 치고 한 번 넣어 봤다. 근데 여기에는 큰 단점이 하나 있었는데 하면 할수록 내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는 거였다. 무언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도 배변 훈련에 도움이 된다면야 이 정도는 견뎌 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시도했다. 그러다 한 번은 쉬야 할 기미가 보이는지 한 번 슬쩍 미키를 바라보았는데 쉬는 무슨! ‘저 누나 왜 저래?’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크흠... 어쩐지 민망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지! 대충 그 눈빛을 못 본 척하곤 꿋꿋하게 훈련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오늘도 어김없이 실패. 제법 음수량이 있는 터라 쉬야가 마려울 법도 한데 그걸 참아내는 미키는 넘을 수 없었다. 짜식...
그렇다고 여기서 훈련을 더 이어가기에는 아이가 힘들 것도 같고 겸사겸사 같이 외출할 일도 있어서 도중에 포기한 채 함께 밖으로 나왔다. 뭐, 오늘만 할 건 아니니까!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예상한 대로 미키는 나오자마자 쉬야를 시원하게(?) 했다.
마찬가지로 그날 저녁,
[미키 지금 컨디션이랑 배변은 어떤가요?]
훈련사님께 연락이 왔다. 진행 상황과 함께 혹시 산책 나가는 척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시도해 보아도 될지 여쭤보았다(이런 방법도 있다고 어디서 보았던 것 같음). 훈련사님께서는 아이가 자칫 실수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하셨지만, 한번 해 보라고 하셨다.
오늘은 무려 재재도전의 날이다. 그렇기에 몇 가지 변화를 주었는데, 첫 번째는 황태가 아닌 유산균 간식을 물에 녹여서 급여했다. 냄새부터 맛이 없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간식이었는데, 미키도 마음에 쏙 드는지 순식간에 원샷하고 바닥까지 싹싹 핥았다. 그런 다음 곧바로 산책 나가는 척 “우리 쉬야 하러 가자~”라고 하며 1층 현관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그런데도 쉬야를 할 기미가 전혀 없었다.
흠, 아무래도 이 방법은 안 먹히는 것 같아서 결국 지난번과 같은 전략으로 가보는 게 좋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날이 추워서 왔다 갔다 하기도 쉽지 않았고. 그렇게 거실에는 지난번처럼 “쉬이~”하는 소리만 가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은 느낌은 덤.
“미키야... 쉬야 안 마렵니....... 응...?”
이렇게 간절하게 마음을 전달해 보아도 미키는 쉬야를 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실패인 듯해서 포기할까 싶다가도, 마지막으로 딱 한 번,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보고 싶어졌다. 강아지 수면 음악, 강아지가 좋아하는 음악도 있었으니까, 혹시나 배변 훈련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강아지 배변 유도 음악’을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소변에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오호! 이거 좋겠다 싶은 마음에 쉬이~ 소리와 섞어서 사용했다. 그렇게 몇 번의 반복 훈련 끝에... 미키가...
드디어!!! 패드에 쉬야를 했다!!!!!!
신나는 마음에 곧바로 미키에게 보상으로 간식을 줬다. 그것도 미키가 제일 좋아하는 육포로! 그리고 그때 서재에 있던 남편에게도 이 소식을 전했다.
“미키 쉬했어!!!!!!!!!!!!”
“뭐? 오~ 진짜 했네? 이야~~~~”
“훗! 엄청나지? 아!!! 훈련사님께도 알려 드려야지~~”
너무나 들떠있던 나는 어서 빨리 훈련사님께도 이 기쁜 소식을 알려야 한다며 곧바로 카톡을 보냈다. 그리고 도착한 훈련사님의 한마디,
[좋아요!!!!!!!!!!!!! 다행입니다!!!!!!!!!!!!!!!!!]
그 안에 담긴 느낌표에서 기쁨이 느껴졌다. 너무나 감사했다. 매일 같이 도와주신 훈련사님, 잘 따라와 준 미키 덕분에 배변 훈련의 첫 단추가 잘 끼워졌다. 완벽하진 않지만 패드에 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았다. 미키가 가족을 만나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이게 정말 제일 컸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뒤, 단체로부터 카톡이 하나 왔다.
[보호자님, 이제 미키 입양 홍보 시작하려고 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