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초보 임보자 일기
남편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훈련사분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초록창의 도움을 받았는데 늘 무언가 ‘탁!’하고 끌리지 않으면, 과감하게 닫아버리던 나에게 마음에 쏘옥 드는 분을 찾는 게 여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검색 → 클릭 → 창 닫기’ 반복하기도 수십 번, 더는 안 될 것 같아 전문가 매칭 플랫폼에서 견적을 요청했다.
[어떤 훈련을 원하시나요?]
: 기본 교육, 배변 교육(켄넬도 켄넬이지만 워낙에 초보 보호자인지라 배변 훈련도 쉽지 않았기에 이왕 하는 거 다 하자는 느낌으로)
[훈련 관련 문의 사항을 알려 주세요]
: 저희가 이제 막 임보를 시작하게 됐는데 처음이다 보니 유튜브, 블로그 등을 보고 또 보아도 훈련하는 데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으음, 우선 지금 가장 필요한 훈련은요...(중략)
문의 사항은 자세히 적으면 적을수록 좋을 테니까 구구절절 적어서 견적 요청을 넣었다. 그러자 1분도 채 되지 않아 [견적 요청이 도착했습니다] 알림이 수십 개가 왔다. 이왕이면 견적서는 한 번에 보는 게 좋으니 알림이 멈췄을 즈음이 되어서야 쌓인 견적서를 하나씩 읽어 보았다. 적어 주신 상세 설명이나 리뷰도 꼼꼼히 확인했다. 그리고, 그중에서 눈에 딱 띄는 문구 하나를 발견했다.
“교육 이후 꾸준한 피드백 드립니다!”
‘세상에... 우리에게 너무나 딱 필요한데? 아차차, 그래도 후기도 보고 정해야 하니까 한 번 보고...’라고 생각하며 리뷰도 보았는데 5점 만점에, 쓴 사람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 많았다. 그때, 생각했다. 바로 이분이라고! 마음 같아서는 곧바로 확정 짓고 싶었으나 그래도 남편과 (형식적인) 상의는 해야 하니까 금액이나 상세 설명, 후기 등을 전달해 주었고 괜찮은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그 길로 바로 훈련사님께 연락드렸다. 훈련사님께서는 지금까지의 배변 성공률이나 켄넬에 대한 반응을 여쭤보셨고 오셔서 켄넬 적응이랑 배변 훈련까지 봐주시겠다고 하셨다. 오예! 나이스! 방문 일정까지 잡고 나니 우리가 할 일은 이제 하나였다.
바로,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 챙기기.
[준비물 체크 리스트]
□ 한 입 크기로 자른 간식 준비하기
□ 배변 훈련에 필요한 울타리 준비하기
□ 당일 아침 또는 점심 금식하기(미키 눈 감아...)
□ 간단한 아이 정보나 궁금한 사항 등 미리 적어 놓기
그렇게 하나씩 챙기고 나니 어느덧 방문 교육 당일이 되었고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훈련사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렸다. 물론, 미키는 오늘이 어떤 날인지 모르고 있기에 내 뒤만 졸졸졸 따라다녔다. 밥시간이 지났는데 왜 안 주냐는 따가운 시선은 덤. 훈련사님이 오실 때까지 그 눈빛을 못 본 척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훈련사님이 도착하셨다. 역시나 ‘사람 조아!’ 강아지인 미키는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훈련사님을 반겨주었다. 분명히 오늘 처음 뵌 분일 텐데 쩜프! 쩜프! 하면서 신남을 온몸으로 표현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 순간! 반가움에 텐션이 한껏 높아진 미키는 결국...
그 자리에서 쉬야를 하고 말았다.
순간 머릿속은 ‘안 돼애애애...’하는 절망감 가득한 목소리로 가득 찼지만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실수했다고 혼내게 되면 아이는 ‘내가 배변해서 혼났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그 흔적을 깨끗이 치우는 일뿐이었다. 오늘 배변 훈련도 같이하려고 했는데... 하하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훈련사님께서는 우선 배변 훈련 방법만 알려 주시고 이후에 계속 연락하면서 봐주시기로 했다. 그 대신, 미키가 산책할 때, 약간의 줄 당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그걸 조금 더 봐주시기로 했다. 정말 어찌나 감사하던지!
교육은 켄넬 적응 훈련부터 시작했다. 미키는 안에 간식을 넣어 줘도 뒷다리를 쭈욱 뺄 정도로 켄넬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우선 뚜껑을 분리하고 네 발이 다 올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알려 주신 대로 간식을 안쪽으로 깊숙하게 넣으니까 몇 번 만에 네 발이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간식 하나 쓰윽 보상하고 밖으로 나오게끔도 같이 해 보았는데, 웬걸! 생각보다 잘하는 게 아니겠나! 너무나도 잘 따라와 주는 모습에
를 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함정 : 만난 지 한 달도 안 됨)
켄넬은 지금처럼 반복 연습을 하다 보면 아이가 그 안에서 잠도 자고, 간식도 먹고 할 정도로 편안해질 거라고 하셔서 그다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진행된 다음 차례는... 바로 산책 훈련이었다. 그 때문에 밖으로 나가야만 했는데 거기서 우리는 미키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
「미키는 계단을 내려갈 수 있는데 안 내려간다는 것」
물론, 미키가 계단을 무서워하는 것도 맞다. 근데 그럴 때마다 우리가 ‘미키가 계단은 무서워하니까.’하고 무조건 피하니까 아이도 딱히 시도하고 싶지 않아 했던 것이다. 훈련사님께서 천천히 계단에 발을 올려놓도록 유도하니까 ‘어라...? 엥? 이게 되네?’ 싶을 정도로 곧잘 따라왔다.
그렇게 계단을 거쳐 마지막 난관에 봉착했으니 바로 줄 당김 훈련이었다. 평소에는 미키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줄을 슬쩍 당길 때마다 끌려가기 바빴는데 이날만큼은 달랐다. 그래서였을까? 어쩐지 아이의 얼굴이 점점 울상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약간 뭐랄까, ‘형... 누나... 뭔데, 왜 그러는데! 우리 그전엔 좋았었잖아!!!’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아직도 그 눈빛은 잊을 수가 없다.
다행인 건, 남편이 의외로 에이스(?)여서 그나마 이 훈련은 짧게 진행됐다는 거다. 그럼에도 미키에게는 이 시간이 우리 집에 온 바로 그날 못지않게 힘들었던 것 같다. 낮에 잠도 안 자는 아이인데 훈련사님 가시자마자 쿨쿨 잠든 걸 보면. 그런 미키가 안쓰럽긴 했는데 훈련을 한 이유를 설명해 줄 수는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간식으로 퉁칠 겸해서 최애 간식인 육포를 건네며 이야기했다.
“미키야, 너무 고생했어. 장하다, 장해! 근데 우리 이제, 내일부턴 배변 훈련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