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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piphany Sep 14. 2022

회사원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직장인은 그만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럼  해야 하나. 사실하고 싶은 게 없었다.   아는 것도 없었다. 삼십 평생을 하고 싶은게 없어서 그때그때 해야하는 일들을 하며 살아온 내가 이제와서 하고싶은 무언가가 생길리 만무했다. 이런 나에게 다른 직장에 들어가거나 회사를 직접 차리는 게 닌 이상 남은 선택지는  없었다. 회사처럼 경력이 끊길 걱정 없고 내가 일한 만큼 보상받을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본 결과 전문직을 해야겠다는 결론이 섰다.


문과계열의 전문직은 8개가 있는데 나의 성향과 이런저런 여건을 고려하고 나니 하나가 남았다. 30 기혼 여성이 경력단절 걱정 없이   있는 , 일을 할수경력이 쌓이고 잘하면 나의 사업체도 꾸릴  있는 , 바로 세무사였다.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진 않았다. 회사는 그만두기로 결정했고 여러 대안 중에서 내가 택할  있는 최선의 선택지는 이것이었기 때문이다.


평생 세금 신고라곤 연말정산밖에 해본  없는 내가 세법 전문가의 길을 가겠다고 하니 이건 미지의 세계나 마찬가지였다. 회사 점심시간이나 미팅 시간을 틈틈이 이용해 유명하다는 학원에 상담을 다녔다. 세무사 준비생으로 가장 유명한 카페에 가입하여 정보를 얻기도 했다. 직장 그만두고 시험에 진입하는것을 고려한다는 고민글을 올렸더니 이 시험이 그렇게 만만한게 아니라며 욕을 된통 얻어먹기도 했다. 욕도 먹고 정보도 얻고 말 그대로 시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차곡차곡 모았다.


세무사 시험은 1차와 2차를 통과해야 한다. 1차 시험에 합격하면 두 번의 2차시험 기회가 주어진다. 1차는 10개월 정도, 2차는 이후 1 정도  공부하고 합격하는 것이 가장 빨리 합격하는 길이라고들 했다. ,  번의 실패 없이 합격한다면 최소 2, 보통 3년에서 5년이 걸리는 시험인 것이다. 다만 나는 5년씩 투입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30대이고, 결혼을 하였고, 향후 아이 계획도 있고, 남편의 외벌이로 5년씩 버틸 재력이 부족했다. 2 안에 승부를 보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이 얼마나 치기 어린 다짐이었는지를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2020 8, 나는 직장인에서 고시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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