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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piphany Sep 22. 2022

잊고있었다, 공부한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직장인은 그만하고 전문직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이 무너질까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인터넷 강의를 왕창 결제했다. 1차시험을 위해 들어야 하는 기본강의는  다섯 과목, 강의료는 150만원이었다. 기본강의를  듣는 데에만  4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8월에 시작했으니 겨울이 다가올 즈음에 기본강의를 겨우  들을  있었다. 다음  5월에 1 시험이 있으니까 연초부터는 1차시험을 위한 객관식 강의를  4개월간 들어야했다. 강의만 듣다가  시험을 보러 들어가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마냥 불가능한 스케줄은 아니었기에 다음  5 1 합격을 목표로 타이트하게 공부하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8월 한여름, 본격적인 고시생활이 시작되었다. 직장 그만두고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니 일하던 시간 보다 무조건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남들보다 더 많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회사나 공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서관에서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하루에 강의 서너개 정도 듣고 복습하니 하루가  갔다. 분명 듣고 이해했는데 다시보면 내가 이걸 배웠었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머릿속에서 사라지는게 충격이었다. 졸업  제대로된 공부는 안했다고 하더라도 이정도는 아닌것 같았는데머리가 굳어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아직 공부 습관이 갖춰지지 않아서 그런거겠지라고 위로하며 하루, 일주일,  ,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로 도서관이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공부장소를 계속 바꾸면서 공부했던 시절


기본강의를  들은 12 겨울이 되고 나서야 인정할  밖에 없었다. 20대때 공부하던 머리와 체력은 이제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신체도 정신도 나보다 건강한 20대와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남들  두번 볼때 나는 서너번 보고 까먹으면  봐야 남들만큼   있다는 사실을 배워갔다.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수험기간은 매일이 좌절과 재시작의 연속이었던  같다. 공부를 처음 시작한 때에는 아직 처음 배우는 과목이니까 그렇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동안 1 시험을  , 2 시험도   치르고  지금 보니 수험기간은 하루하루가 도전이다. 2년을 공부해도 틀리는 문제는  틀린다.  순간의 자책과 좌절을 견디고 ‘10 틀리면 11 보면 되지하고 다시 책을 펴야 하는게 수험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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