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펄

이문숙#아르코문학창작기금선정작

by 시인 이문숙

(거리에 세공된 사람들 쓰러진다 축제는 질투하고 인파는 들려있다 바닥에 닿지 않는다 더 이상 숨을 활용할 수 없다)


*

잠시 연습을 쉬고

성가복 걸친 채


성가대원들 단체로

냉이백합조갯살 죽 먹는다


다시 무대에 올라가

노래한다


방청석에 숨어 듣는다

그 노래 냉이의 목소리었나

조갯살의 합창이었나


말간 죽 날름 삼키고

감쪽같이 노래한다


붉은 커튼 너머

어딘가


이곳에는 다시 못 올

고작 한 번뿐인

목소리


목소리의

깨끗한 발꿈치


합창 마치고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봄 언덕 바다 파래

부푸는 돛


없는 듯 있어

여기 있어


붉은 커튼으로

귀 틀어막고


냉이백합조갯살의

노래만 그 노래만


갸날픈 초록 냉이와

백합조개가

불러준


말갛고 홀쭉하고

툭 툭 끊기는


**

낯선 체온

모르는 것


닿아

섞여


날카로운 요철

파고들어


찌글찌글 못난

비정형 구체


당신은 지나치게

내적이야

바깥을 가져봐


해저 밑바닥

달삭이는 조개


희-ㄴ

입술

하-아-양 파동


더 안으로

더 그 안으로


***

붉은 커튼으로 혀 묶고

화농하는 구체들의

저녁


자꾸만

흩어질 것 같아


거칠고 기괴한

봄 언덕


이룩한

황새냉이


냉이의 별명은

양치기의 은전銀錢 지갑

냉이는 은화식물일까


봄 언덕 빛 한 줌

해저 산호 새끼


안으로

더 안으로


바깥은

안의 바깥일까


초록 냉이 백합 조개가

대신

불러준


여기 있어

여기


****

콧날개 뚫고

펄 피어싱


맑고 어지러워

웃음 가스를 넣고


납작복숭아 같은

심장을 쪼개


목소리 목소리

피어싱


바로 그날이야

그날


(축제는 폭발하고 하얀 냉이백합조갯살 죽 숨의 기포를 내놓는다 말갛고 못나고 약간 홀쭉한 구멍 오므린 입술 구체 하나를 삼킨다)


*완벽한 구체 진주가 아닌 못난이 진주


*감정뜨개인형, photo by 이문숙

#아르코창작기금#시#prayfor이태원#지상천상#순수#허위의말#산티아고조가비의상징#구원참회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