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식이란 미지수에 따라 참 또는 거짓이 되기도 하는 등식을 말한다. x-2=3은 x값이 5일 때 참이고 그 외의 숫자는 거짓이므로 방정식이다.
방정식은 마치 호기심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할 테다. 여기서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은 미지수라 볼 수 있고 방법을 찾는 과정은 방정식을 푸는 과정과 유사하다. 이처럼 미지수란 해결되지 않는 문제와 같으며 방정식을 푸는 것은 명확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과정이다.
우주 비행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치올콥스키(1857-1935)는 달에 가는 것이 일평생 소원이었다. 그는 그 방법을 찾고자 로켓 방정식을 발견했다. 로켓 방정식은 아래 설명처럼 5개의 미지수로 이루어졌다. ln은 자연로그의 기호인데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복잡해 보여도 로켓 방정식의 해답은 좌변의 최종 속력이다. 우변, 4개의 미지수 값이 로켓의 발사 여부를 결정한다. 하나의 수치라도 어긋나면 방정식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로켓은 발사될 수 없다. 자연로그 옆 분수의 특징은 1000/2 > 1000/5처럼 분자의 값이 크고 분모의 값이 작을수록 숫자가 커진다. 즉 로켓의 초기 질량이 크고 분사가 된 후 최종 질량이 작을 때 로켓의 최종 속력은 빨라진다. 로켓의 초기 속력과 연료의 분사 속력은 값이 클수록 로켓의 최종 속력이 빨라진다. 이 간단한 방정식덕분에 닐 암스트롱을 태운 로켓이 달로 향했다.
방정식의 핵심은 답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대학교 오전 강의가 있는 어느 날 아침, 사정없이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화들짝 깼다. 일어나기 싫어 소리를 질렀다. 부스스한 눈으로 창문을 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불현듯 하늘을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피식 웃음이 나왔고 이내 씁쓸했다. 싱글벙글했던 그때와는 분명히 다른 웃음이었다.
학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어렸을 때 손에 500원만 있으면 *방방을 타러 갔었다. 방방을 타면 하늘을 훨훨 나는 것 같았다. 방방은 10살 소년인 나에게 꿈을 실어 주었다. “언젠가 어른이 되면 저 푸르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야지.” 함께 이뤄보자고 다짐했던 친구들도 여럿 있었다.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함께 새끼손가락을 걸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방방 : 점프 뛰는 놀이기구인 트램펄린을 말하며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부우우웅.” 학교를 향하는 버스가 내 앞에 멈췄다. “삑- 환승입니다.” 어린 시절 상상에서 청년으로 환승. 하늘을 날자 다짐했던 아이들도 20대 청년이 되었을 테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 현실을 살아가기 급급해 꿈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겠지. 하늘을 날고 싶다는 망상은 버리고 취업을 위한 계획을 어떻게 세울지 궁리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 만약 너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과학자 치올콥스키는어렸을 적 쥘 베른이 쓴 공상 과학 소설을 읽으며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꼭 하늘을 날아 달에 가보는 거야.’ 어느 날 그의 선생님이 물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치올콥스키는 말했다. “선생님 저는 하늘에 있는 달에 가고 싶어요.” 친구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깔깔 웃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당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로 하늘을 13초 날았으니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우주로 가는 핵심적인 열쇠인 로켓 방정식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 꿈을 잊지 않았던 덕분이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가난했기에 로켓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도 그의 간절한 마음은 로켓 방정식이 되어 훨훨 날았다. 인류 최초로 달에 간 사람은 암스트롱이 아닌치올콥스키라생각한다. 비록 달 표면을 밟진 못했지만 매일 로켓을 타는 꿈을 꾸었으니까.
간절히 이뤄내고 싶은 꿈. 그러나 현실이란 장벽에 가로막혀 우릴 주저앉게 하는 것 또한 꿈. 그래도 꿈꾸는 일을 포기하지 말기를. 방정식의 핵심이 답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처럼 꿈을 향한 간절한 마음 하나면 괜찮다. 그러니 우리의 꿈만큼은 꼭 쥐고 살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