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를 돌리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속도와 힘이다. 뉴톤의 만유인력 제2법칙도 아니고 속도와 힘이라니? 하지만 세상의 이치가 물리(物理) 아닌가. 가장 근본인 것. 변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기에 나는 지금 여기 두 발을 딛고 물레를 돌리고 있다.
"물레 빨라요."
공방 선생님이 한 마디 했다.
내 속에 빠져 있던 나는 선생님 말을 듣지 못하고 마음처럼 삐그덕거리는 흙으로 그릇을 빚기 시작했다. 중심을 잡지 못한 흙은 휘청거리다 잘려나갔다.
"오늘 마음이 급하신가 봐요?"
"그게 보여요?"
내 말에 선생님이 씩 웃으며 말했다.
"서두르지 마세요. 서두르면 결론은 하나예요."
물레 위에서 돌고 있는 흙덩어리를 보며 물었다.
"뭔데요?"
선생님이 다가와 흙을 잡아주며 말했다.
"절망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