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의가 왔을 때, 또 함정인 것인가 싶었다
브런치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했습니다.
이런 메일을 받는 것은 이제 브런치 작가로서의 일상이지만, 반신반의하며 "이번에는 또 뭘까?"라는 생각이 자연히 드는 것도 사실이다.
브런치 작가로서 제안, 협업은 매우 반가워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동안 겪었던 제안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저희 쇼핑몰 쿠폰을 줄 테니까, 브런치에 글 좀 써주세요!"
"작가님, 브런치 글 분량으로는 모자라니까 따로 서면 인터뷰 보내드릴게요,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다소 황당한 제안들도 꽤 있었고, 나름 큰 잡지사 에디터라며 서면 인터뷰까지 해갔지만, 결국에는 내 글을 싣지도 않았던 기억도 있었다.
당연히 그들의 눈에 내 시간과 글의 가치는 0원이었고,
나 역시도 이름 없는 작가에게 단지 그들이 가져주는 '관심과 애정'이 고마워서 목적이 있는 제안에 응한 경우도 많았었다.
브런치 제안, 협업에 관한 필자의 흑역사 연대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sodamfd87/191
그러던 중에 매거진 <번역하다>라는 곳에서 "내 글을 싣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
이미, 내 시간과 글의 가치가 훼손되어 버린 브런치의 공간에서 협업, 제안 메일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다소 공격적(?)이다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물어봤다.
"고료는 제공해 주는지?, 어떤 형태의 잡지인지?" 등등
이런 날 선(?) 질문에도 불구하고, 매거진 측에서는 일일이 답변해 주면서, "고료가 적어서 민망해서 말을 못 했다."라고 겸언쩍게 말했다.
매거진 편집장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뒤에야 비로소 "네, 좋습니다. 제 글 이번 잡지에 예쁘게 실어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매거진 <번역하다>에 고맙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아마도 내가 고마움을 느꼈던 이유는
인지도는 낮은 작은 잡지사지만, 원작자의 글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내 글이 실린 잡지 홍보 아닌 홍보를 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아래의 글 <나의 시간은 얼마짜리인가>가 매거진 <번역하다> 6월호에 실렸습니다.
이미 6월이 다 지나긴 했습니다만;;;
번역하는 사람들의 일, 삶이 궁금하시다면, 매거진 <번역하다>를 한 번쯤 보셨으면 합니다!! :)
https://brunch.co.kr/@sodamfd87/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