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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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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Nov 25. 2024

기척

바람은 낡은 창문을 두드리며
먼저 온 계절의 허물을 벗긴다


거리의 나무들은 허공을 응시하고
바삭한 낙엽이 침묵 속에서 무너져 내린다


어딘가에서 문득 스친
찬 기운의 목소리가
겨울은 곧 오리라 속삭인다


누군가의 기척은 없고

거리는 텅 비어
불빛마저 자신을 숨기려 한다


문득 다시 떠오른다

잊힌 얼굴들과 손끝에서 흩어진 시간들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으나 

겨울은 이미 문턱을 넘어 이곳에 스며 있다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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