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게으름이 삶을 좀먹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모를 리 없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게으름이 현실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기도 하지요. 그리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또 하루는 부지럼을 부리다가 지쳐 게으름을 다시 반복하는 실수를 하고 또 다시 후회하고 반성하며 지내는 요 며칠입니다.
어제는 게으름에 몸을 맡기고 하루 종일 천장의 무늬를 살폈습니다. 이제는 몸도 예전 같지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결국 내 안에 자리잡은 아이는 여전히 어리므로 그냥 저냥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대충 쓰고는 있지만 결국 요약하자면 어제는 하루 쉬었고, 대신 오늘 오픈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결해야 하는 자잘한 일들이 주변에 꽤나 널려 있군요. 차라리 커다란 벽을 부수는 일이라면 승부욕이라도 불태우겠으나, 자잘한 일은 자잘하기 때문에 몸을 일으키기까지 너무도 큰 다짐과 결심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었던 잔업을 처리하기 위해 서점으로 나섰습니다.
봄이 가까이에 왔군요. 집었던 패딩의 두께가 부담되어 다시 옷장에 넣어두었습니다. 버틸 수 있을까 싶었던 겨울도 어느새 돌아갑니다. 버티면 승리한다는 삶의 진리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삶은 사람, 혹은 사랑의 오타가 분명합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랑을 오타로 쓰면 삶이 되는군요. 실수와 잘못이 바로 삶인 것 같아 약간의 위로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