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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동 시리즈, 첫 번째 #161031_161227
세지 못할 양의 기억들을, 기억이 지니고 있을 순간들을 이 작은 동네는 간직하고 있겠지. 각각의 것들은 우연으로 만나 조화를 이루고,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조금씩 다른 일상들을 연주한다. 그러니 어쩌면 겪는 그 순간부터 그리워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는지 모른다. 두 번 다시 한 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 수많은 우연들의 얽힘은, 돌아오지 않는 순간 속에만 잠시 존재할 뿐이니까. 미련은 늘 어리석을 뿐이니, 기억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가끔 꺼내어보며 덜 바래게끔, 덜 바스라지게끔 조심조심 먼지를 털어주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