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쓰고 싶을 때 도서관에 가야할 이유 3가지

손기정문화도서관에서 느낀 공간이 주는 힘

by 옹봉

한 남자아이가 아빠 손을 잡고 도서관에 들어온다. 계단을 올라오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환하게 웃으며 손 인사를 한다. 나도, 그런 아이의 무해함에 넋을 잃고ㅡ 마찬가지로 주저함 없이, 세차게 손을 흔들었다.



이 공간은 참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꾸며져 있다'기 보단, '준비돼 있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다양한 자세로, 각기 다른 각도와 뷰로 책을 읽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나처럼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길 지루해하는 사람들에게 딱이다. 여러 자세의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다채롭고, 그래서 질리지가 않는다.


도서관이 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일 줄이야. 문학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나는 정말 몰랐다.



도서관이 좋은 3가지 이유ㅡ 특히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모두에게 열려 있다.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주저함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상업적인 인사도 없고, 무언가를 사야만 할 것 같은 암시도 없다. 그저 통째로 개방돼 있다. 그 점이 나에게 편안함을 준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 그러나 모두 '책'을 사랑한다는 점이 닮았다. 같은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여, 무해한 분위기를 만든다. 다른 얼굴, 다른 나이, 다른 성별, 다른 옷차림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어딘가에 걸터앉아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읽는다. 그 모습이 나에게 안심감을 준다.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무수히 많은 작가들과 이야기들이 여기에 머물고 있다. 한마디로, 영감 천국이다. 글을 쓰려면 글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그런 점에서는 도서관이야말로ㅡ 글 천지의 세계가 아닌가?



동력이 나지 않을 때, 글쓰기가 버거울 때는 이곳에 와서 그저 책장을 한번 쓱 둘러만 봐도 자극이 될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눌러 담아 책으로 냈구나. 이 광경을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번쩍 정신을 차리고 쓰게 된다.



뭐라도 쓰고 싶은 날, 가장 먼저 떠오를 장소ㅡ 도서관.

이곳은, 쓰고 싶어질 때마다 찾게 될 나의 시작점이다.

다시, 자주, 꾸준히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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