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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회사생활] K-직장인 캐릭터 모음 (1)

#1. '프리 라이더'(Free Rider)를 대하는 자세

by Paint Novel



# 대학교에서 만난, 팀플 프리라이더


흔히 대학교에서 팀 프로젝트, 일명 ‘팀플’ 과제를 하다 보면 꼭 1~2명 정도는 집안 경조사로 과제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멀쩡히 살아계신 조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고, 제사가 갑자기 생겨난 집도 있고, 변명은 다양하지만, 팀 프로젝트 과제에서는 쏙 빠지고 이름만 올려달라는 일명 ‘프리 라이더’를 한 번씩 경험했을 것이다.

‘만일 나는 아닌데?’ 하면 둘 중 하나다. 내가 프리 라이더였거나, 정말 훌륭하고 책임감 강한 학생들로만 구성된 운 좋은 팀플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학교 때는 1학기 정도에만 그칠 프리라이더이기에 눈감아줄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회사에 들어가면 꽤나 골치 아파진다. 그게 직속 상사라면 더할 나위 없이 헬게이트 입성이다.


#회사에서 마주한 프리라이더, 헬게이트의 시작


보통 회사 생활을 하면 2가지로 힘들다고 하는데, ‘업무’ 혹은 ‘사람’ 이 2가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일을 안 하려는 프리라이더의 속성을 가진 사람과 한 팀이 된다면 ‘업무’와 ‘사람’ 두 가지가 동시에 다가오니, 일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확률이 높다. 다만, 직속 상사지만 프리라이더여서 일이 나에게로 다 넘어온다고 느끼는 직원이 있다면, 어떻게든 일단 업무는 해내야 하기에, 책임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는 더 할 것이다.

이럴 때는 그나마 심신의 안정을 위해 효과적인 방법이 2가지 있다. 첫 번째는 그 상사를 이해해 보려는 노력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일은 내가 다 하니까 그 상사가 저렇게 ‘일을 못하거나’ 혹은 ‘안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며, ‘아! 그래도 인성은 참 괜찮은 분이야’ 하며 정신 승리를 하는 것이다. 이건 물론 계속하다 보면 월급도 나보다 많이 받는데 왜 내가 일을 다 해줘야 하는가? 하며 조금 현타가 올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회사에서 인성은 능력이 좌우한다’라는 것을 다짐하며 그냥 ‘일은 일이다’로 넘기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다른 방법 한 가지는 업무 외의 취미나 다른 것들로 회사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프리라이더가 상사로 계속 굴러가는 조직이라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던 팀의 특성 혹은 직원의 특성이 용인이 되는 곳이라 직원 개인 한 명이 바꾸기엔 힘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는 회사로 두고, 그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한다면 에너지를 밖으로 분출하며 정신 수양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능력도 능력, 근데 인성은 참 좋아!



일례로 프리라이더의 속성을 가진 상사는 실제로 일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되게 답답해하는데, 본인은 진짜 본인이 답답한 줄 모르고 심지어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무능력도 능력'이라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그렇게 해주니까 말이다.

한 번은 그런 프리라이더 속성의 상사가 책임감 있게 자신의 일을 대신 많이 해주는 똘똘한 직원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는 나의 ‘분신’ 같아. 말을 안 해도 우리는 한 팀이니까 업무적으로 잘 움직이는 것 같아."

이 말에 그 직원은 ‘무려 군대도 아니고 회사에서 다른 사람을 ‘분신’으로 생각해서 프리라이더를 할 수 있었구나' 하고 이해했다.

'아 저 사람은 진짜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진짜 본인이 답답한 것 자체를 모르는 거구나’로 깨달았다고 한다.

세상엔 프리라이더 때문에 괴로운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데 인성은 참 좋아’ 이 말이 직장에서는 더 이상 칭찬이 아님을 알아야 하는 때가 언젠가 와야 할 것 같다. K-직장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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