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첫 번째 알람이 울렸다.
'5분만 더'를 외치지 않고 바로 일어났다.
대견하다, 나.
출근길.
지하철에서 임산부를 보고 자리를 양보했다.
따뜻하다, 나.
회의 시간.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준비해 온 생각을 망설임 없이 말했다.
용기 있다, 나.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비닐봉지 대신 아침에 챙겨둔 장바구니를 꺼냈다.
현명하다, 나.
며칠째 미뤄뒀던 서랍 정리를 했다.
양말이 짝을 찾고, 구겨져 있던 옷들이 가지런히 접혀 자리를 잡았다.
깔끔하다, 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바쁜 와중에도 하소연을 끝까지 들어줬다.
다정하다, 나.
잠들기 전, 조용히 오늘 하루를 떠올렸다.
크게 한 일은 없지만 이상하게 뿌듯했다.
괜찮다, 나.
왜 그런 날 있잖아.
남이 몰라줘도, 내가 나를 칭찬해주고 싶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있잖아.
하루를 묵묵히 견뎌 낸 오늘의 나에게,
작게 속삭여주고 싶었어.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낼 거라고.
잘했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