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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오늘도 잘 버텨낸 K 씨의 <운수 좋은 날>

by 커리어포유

간당간당 출근시간, 회사 주차장.

나를 반기는 딱 한 자리 남은 초록불.


허겁지겁 엘리베이터 앞.

마치 날 기다린 듯 스르르 열리는 문.


줄 서는 국밥집.

주문하자마자 "재료 소진, 조기 마감"


카페 BGM은

내가 좋아하는 신승훈의 "Polaroid"


클렌징 오일에 선크림이 덤으로 따라왔다.

룰렛을 돌렸을 뿐인데...


퇴근길 루틴, 집 앞 편의점.

나의 최애 과자 꼬깔콘도, 최애 아이스크림 빵빠레도 1+1.


며칠 째 장바구니에만 담아 둔 원피스,

오늘 자정까지, 딱 두 시간만 20% 타임세일.

지금은 밤 11시 50분.


왜 그런 날 있잖아.

유난히 운수 좋은 날.

마치 세상이 내 편인 것 같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그런데 말이야.

이게 다

그동안 열심히, 묵묵히 잘 버텨왔다고

누군가 나에게 조용히 건네는 작은 보상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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