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박수받던 소중한 사람입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저희 가족은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 작은 마을로 이사를 했습니다.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전원주택이 각광을 받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저희 가족도 전원주택 1세대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마당이 있고,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하루는 집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마트에 다녀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흙투성이가 된 추레한 모습이었습니다. 작업복을 입고 땀범벅이 된 모습으로 마트에 갈 수 없었습니다. 헐렁한 차림을 혹시 친구들에게 들킬까 창피했습니다.
당신은 언제 초라해지나요?
혼자일 때는 자신이 초라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1등이니까요. 비교할 대상도 없고, 상대도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신경 쓰기 시작하는 순간 나는 초라해집니다. 감추고 싶은 모습이 생기고, 더 좋은 것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불만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내가 초라하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자신이 초라해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합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월등히 많기에 비교하지 않고 차이점을 무시하면서 생활할 수만은 없습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지만, 처참하게 지지 않을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자신만의 비교 리스트를 만들어 선별적으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들만 선별해서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우선 자신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들을 정하고, 그 기준에 맞춰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해보세요. 1등은 될 수 없겠지만 비교적 괜찮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 자신은 충분히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우리는 모두 뒤집기만 해도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던 존재’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옆집 아이보다 조금 늦게 뒤집었다고, 사촌 누나보다 조금 늦게 걸음을 뗐다고 박수를 덜 받거나 꾸중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작은 움직임에도 온 가족들에게 웃음을 주고 사랑과 보살핌을 받던 존재입니다. 우리는 모두 박수받던 소중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