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데?
아들은 서울에 있는 모 대학 경영학과 4학년 2학기, 올 해 7월 입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 기업과 외국인 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필자가 아들의 취업이라는 어려운 과정의 서포터 역할을 하기로 했다. 서포터의 역할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아들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궁금한 점들에 대한 답을 해주고 본인 만든 프레젠테이션이나 예상 답변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그리고, 질문하지 않아도 슬며시 내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화장품 전문 기업은 어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생각들이 충돌하고, 어지간한 논리나 사례들로 절대 설득당하지 않는 아들의 태도에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 조언이 너무 교과서적이고 현재 취업난을 체감하지 못한 현실 결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탈락한 면접 결과가 누적될수록, 갭이 더 벌어지는 것 같아 남편과 상의를 해보니, 엄마가 너무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이라고 한다. 그냥 아들이 투정 부리는 것을 받아 주란다. 그것을 일일이 분석해서 조언하면 자식들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정을 들어주고 응석을 받아주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취업이라는 중요한 여정에서는 누군가는 아프더라도 객관적인 얘기를 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또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가족이고 부모가 아닐까? 몇 가지 쟁점들을 정리해 본다. 똑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나도 좀 더 내 생각을 정갈하게 정리해서 또 다른 기회에 써먹어보자.
아들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어떤 일인지 대략 정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회사에 지원하느냐 이전에 돈벌이로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을 통해 어떻게 성장해 나가겠다고 큰 그림을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봉에 회사의 지명도에 이리저리 휘둘리게 된다. 또 취업 과정이 만만치 않게 힘들기 때문에 막판에는 지쳐서 입사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지원하고 합격하려고 하기도 한다.
운 좋게 이런 선택이 적당히 본인의 적성과 자질과 매칭되면 문제없지만, 이렇게 휩쓸린 의사결정은 탈이 나게 마련이고, 조기 퇴사로 이어지면 1-2년 시간 낭비를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또 인생의 교훈이 되겠지만, 방지할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다.
빅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는 필자의 아들은 처음에는 이 업무와 연관된 회사에 지원을 하더니, 계속 탈락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몇몇 대기업의 물류, 전략 기획, 오퍼레이션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갔다. 이것은 아니다 싶어 넌지시,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나: “아들! 빅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며, 너무 멀리 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들: 지금은 몇 십 년 만에 다시 찾아온 취업 준비생한테는 대 재앙이에요. 취직이 너무 어려워요. 이렇게 유연하게 생각해야지 않으면 취업 못해요.”
참나, 졸지에 유연성 없는 사람이 되었다. 취업은 해마다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경제가 어렵다는 말처럼.. 아무리 어려워도 기업이 신입은 뽑으려고 한다. 상황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고, 입사에 초점을 맞춰서 움직이다 보면 조기 퇴직을 부르는 잘못된 선택을 한다.
아들아!
그러면,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져도 절대로 내려가서는 안 되는 기준이라도 정하자. 유연성도 좋지만 이런 업무까지 내려가서 지원하지는 말자 생각하는 Threshold line 같은 거.
니 몸의 주인이 너 인 것처럼, 취업을 위한 이 여정의 선장은 너야. 네가 항로를 정하고 그 길을 따라가야 되는 거지, 폭풍우로 잠시 배를 정박하고 숨을 고를 수 있지만, 방향을 너무 틀다보면 길을 잃게 되지.
직업이라는 것이 마트에서 브랜드 보고 식료품 사는 것도 아니고, 식료품을 사러 갔다 하더라도 소금 사러 가서 없다고 설탕을 사서 나올 수는 없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리가 되지 않으면 주변의 이야기들이 모두 타당하게 들리고 동조하게 된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정리해서 가지고 있든지, 최악의 경우에는 어떤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데?
연봉 1억이 누가 준대?
너 다중이?
가식으로 뭉친 완벽?
최상이 아니라 최적의 후보자를 뽑지
영어는 어학실력만이 아니라 너의 성실함 알 수 있어
컨텐츠가 아니라 컨텐츠를 전달하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