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너의 등에 올려진 무거운 짐

by JS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이 넘는 대기업들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취업을 준비하는 아들을 통해 유사한 얘기를 듣는 순간, 난 당황했다. 아들 얘기의 골자는 지원하려고 하는 OO 회사의 신입 사원이 연봉이 모두 합쳐서 8-9천만 원이라고 한다. 1억이 넘는 IT 회사도 있다고 한다. 취준생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연봉 이야기를 하고 이런 회사에 취직하자고 서로를 격려한 것 같다. 마음이 씁쓸하다.


자식이 졸업하고 연봉 높은 회사에 취직하면 좋은 일 아닌가? 왜 이리 기분이 안 좋아 이해가 가지 않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아직 직장 생활을 시작도 안 한 취준생 녀석들이 초봉이 얼마이고 여기에 인센티브를 받으면 1억 가까운 금액이 된다는 이야기, 그런 회사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점이 너무 어리석은 욕망 같아 보인다.

아직도 중소기업 임원들도 1억 조금 넘는 연봉을 받고 있고 많은 이들은 1억이라는 금액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숫자이다. 실제로 전체 직장인들 중에 1-2년 차에 이런 금액을 받는 사람의 비중이 얼마나 될까?


또, 연봉이라는 것은 나의 시장 가치를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지만 받는 만큼 내가 회사에 만들어주어야 하는 노력과 성과를 크기이기도 하다. 이 수식의 언발란스(받아가는 돈 대비 만들어내는 성과가 적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 나는 알지만 아들과 아직 해맑기만 한 친구들이 어찌 알 수 있을까? 높은 연봉은 내가 운이 좋아 좋은 회사가 들어가면 저절로 받게 되는 식권 같은 것이 아니다. 공짜 점심이 없듯이 받은 돈만큼 일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업계 평균 이상을 주는 회사나 유달리 높은 연봉을 주는 특정 산업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지명도가 낮거나 업무과 과중할 경우, 신입 유치를 위해 초봉을 의도적으로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 연봉 경쟁력이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어렵다. 또한 기본급과 인센티브로 구성된 연봉에서 변동폭이 큰 인센티브 금액으로 부풀려진 숫자를 잘 검토해봐야 한다. 아들에게 질문해 봤다. "니 왜 돈이 많이 필요한데?"


아들: "집 값이 너무 비싸잖아요. 결혼하고 전세라도 얻으려면 월급 많이 주는 회사 가야죠.

아니면 경기도에서 전세도 못 얻어요."

나: 결혼은 할 생각이네( 혼잣말로)


나는 아들이 초년고생은 사서 한다는 꼰대 같은 생각으로 아들이 고생하길 바라나? 그건 아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없어진다. 시작부터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거기에 길들여져 허덕이는 삶이라도 맞닥뜨리게 될까 봐, 그것이 걱정이 된다.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것은 경제적 자유를 얻어 좀 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이 등 위에 너무 무거운 짐을 들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직업을 찾는 것은 개인이 어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기도 하고 당연히 성인으로서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신입 시절에 돈을 보지 말고 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아라'는 조언은 하고 싶지 않다. 두 가지 요소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얻어지는 이 두 가지 혜택 중에서 어떤 것이 영원불변하고 내 것으로 축적되어 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keyword
이전 01화선장은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