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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Sep 22. 2020

나폴리 바이올린

바이올린 이야기 #3


    ■나폴리


    나폴리 학파를 이야기하려면 ‘갈리아노 가문(Gagliano Family)’을 빼놓을 수가 없다. 지금은 명맥이 끊겼지만 갈리아노 가문은 스트라디바리우스 가문에도 영향을 줬을만큼 바이올린 역사에 있어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갈리아노 가문이 만든 악기는 오늘날에도 전공자에게 사랑을 받는 악기이기도 하다.



    나폴리 학파를 이야기 하기 전 이탈리아의 역사를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이탈리아 19세기까지 작은 나라들로 구성된 지역이었다. 하나의 이탈리아는 국부 비토리오 에메누엘레 2세와 주세페 가리발디의 활약으로 1870년대에 완성된 나라다. 그전까지는 각자의 문화와 역사가 있었던 시기다.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하면서 항구도시인 나폴리는 지정학적 특징 때문에 역사적으로 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세에는 노르만족(바이킹)의 침입으로 북유럽의 문화가 섞였고, 근대에 이르러서는 스페인 제국의 지배를 받을 정도였다. 나폴리 학파 역시 스페인 악기의 영향을 받안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항구도시답게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했는데, 독일 지역에서 활동하던 고전 현악기 제작자들이 나폴리로 넘어와 현악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전술했고, 이를 기반으로 갈리아노 가문이 탄생했다.


    갈리아노 가문의 제작 시초는 Alessandro Gagliano(알레산드로)다. 또한 나폴리 학파의 시조라고 할 수 있다. 알레산드로의 악기 특징은 자신만의 패턴을 고수했고, 독일 악기 제작자들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바이올린의 테두리 선인 퍼플링도 일정하지 않고 가늘다가 굵다가, 상당히 거친게 특징이다. 스크롤은 아담하다고 할 정도로 작게 말렸고, 이는 갈리아노 가문의 시그니처가 된다.


    알레산드로의 뒤를 이어 차남인 Nicolo Gagliano(니콜로)가 나폴리 학파의 뒤를 이었고, 갈리아노 가문 제작자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제작자로 거듭났다. 니콜로는 스트라디바리 패턴 영향을 받았다. 그 이유로 같은 시기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아들 Omobono Stradivarius(오모보노)가 나폴리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갈리아노 가문과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청된다.         


Nicolo Gagliano, Naples circa 1760


    역시 가문의 뒤를 이은 장남 Gennaro Gagliano(젠나로)도 니콜로와 같이 스트라디 패턴을 주로 활용했다. 다만 니콜로와 같이 작업하지는 않고 독립적으로 제작 활동을 했다고 한다. 따라서 니콜로의 악기와 조금 다른 모습이 발견되곤 한다.


    또한 이탈리아 남부에는 종이 제조가 발달했는데, 갈리아노 가문은 종이를 바이올린 퍼플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종이와 밤나무를 퍼플링 재료로 사용했는데, 이는 나폴리 학파만의 특징이다.


Joseph Gagliano, Naples circa 1770



    니콜로에 이어 Ferdinando Gagliano(페르디난도), Giuseppe Gagliano(주세페)가 뒤를 이어 갈리아노 가문에 핵심으로 거듭났다. 이 당시에는 갈리아노 가문은 전 유럽에 유명해져 부유한 귀족들의 주문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 당시 갈리아노 가문도 그에 맞춰 화려하고 아름다운 완성도를 자랑하는 바이올린을 제작하기도 했다.


    갈리아노 가문을 필두로 하는 나폴리 학파는 Lorenzo Ventapane(벤타파네), Vinaccia Family(비나치아 가문) 등의 나폴리 제작자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이어져 내려온다.


    벤타파네는 갈리아노 가문의 니콜로 갈리오나 2세와 함께 공부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역시 갈리아노 가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다른 악기에 비해 수직으로 긴 에프홀, 퍼플링에서 종이를 사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갈리아노 가문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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