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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왕 Oct 23. 2023

스포일러 영상까지 즐겨 본다구요?

대한민국 세대별 영상 콘텐츠 시청 행태 조사 보고서

https://brunch.co.kr/@editking/126

#링크에 조그만 오류가 있었습니다.

<2000년생이 온다> 찐 비하인드 스토리는 위의 링크를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물원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쇠창살은 보통 동물들의 속박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지만, 이는 그; 속의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령, 동물원 속 가젤`들은 넓은 초원을 뛰어놀 수 있는 자유에는 제한이 있지만, 그 반대로 맹수의 습격을 피하기 위에 폴짝폴짝 뛰어오를 필요도 없다.      


이는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다. 현대인에게는 많은 자유가 허락되어 있지만, 기술과 제도의 한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다수에 시스템적인 족쇄에 묶여사는 존재였다.      


대표적인 것이 기본적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다. 우리는 수년 전까지 특정 ≪무한도전≫과 같은 TV프로그램의 본 방송을 사수하기 위한 토요일 저녁에 집이란 공간에 위치해 있었어야 했다. 그래서 ≪모래시계≫와 같은 드라마의 별칭이 ≪귀가시계≫로 지어지기까지 했다.     


21세기 초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후에도 기본적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존재했다. 누구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데스크탑과 랩탑을 이용한 인터넷 이용이 주였던 시대에는 오직 ‘앉아있는 시간’에만 인터넷 세상으로의 자유가 주어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길에서 걸어 다니거나 화장실에 앉아있을 때도 가능한 완전한 접속의 자유는 이뤄지지 못했다.     

물론, 피쳐폰을 사용하던 시절에도 모바일로 인터넷 접속 자체는 가능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접속 행동에 제약을 준 것은 바로 ‘돈’이었다. 피처폰 시절 Nate버튼과 같은 인터넷 접속 버튼은 일종의 공포의 버튼이었다. 왜냐하면 잘못 눌렀을 경우 접속비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뜻하지 않은 반강제적인 제약이 가해졌다.      


이와 같은 환경적 제약은 우리에게 접속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우리 인간에게 ‘접속을 안 해도 되는 여유’를 주는 최소한의 보호장치이기도 했다. 이 보호장치는 우리가 무한정 인터넷 접속 상태에 있는 것을 막아줬다. 적어도 우리는 길을 걸을 때는 우리의 눈과 목을 쉬게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 모든 제약을 상쇄시키기에 충분했다. 손안에 고성능 컴퓨터를 갖게 된 이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우리는 이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고, 궁금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우리에게 있어서 인터넷의 세상은 무한하다. 유튜브의 숏츠, 인스타의 릴스, 틱톡의 영상들 하나하나의 호흡을 짧지만 그런 영상들은 무한하게 이어진다. 소위 ‘Nate버튼’의 공포가 사라진 이들에게는 이러한 무한한 영상을 시청할 자유가 주어진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업체들은 한 건 한 건의 콘텐츠에 대해서 가격을 부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무제한 월정액 요금제들도 앞다투어 출시한다. 무제한 모바일 요금제를 갖추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이와 같은 세상의 도래는 콘텐츠 천국으로의 초대와 다름없다.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를 통해 무한한 인터넷의 세상을 탐험하는 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한 가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시간(Time)이다. 볼 수 있는 것이 무한대지만,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시간대는 고정되어 있다.      

이제 보이지 않게 인간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감옥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인간에게 하늘을 날아오를 날개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볼 수 있는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물리적 시간은 여전히 24시간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더 조급해져 간다. 왜냐하면 무한한 세상에서는 유한한 우리의 시간을 더 투입하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을 더 투입하는 방법은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뿐이다.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더 높은 효율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눈과 손은 바빠진다.      

 일본 이나다 도요시의 저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원제 : 映畵を早送りで觀る人たち)는 빨리 감기 형태로 OTT속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일본의 Z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봐야 할 작품이 너무나도 많고, 그에 반해 이를 시청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영상 자체를 1.5배 속으로 보고, 대화가 없고 움직임이 부족한 장면을 10초를 건너뛰는 시청 습관이 일본의 Z세대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가 이 저자가 관찰한 핵심의 일부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생(生) Z세대라고 할 수 있는 ‘2000년대생’들도 일본의 Z세대와 같은 콘텐츠 시청 양식을 보일까?     


2023년 4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AI변화연구소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하여 진행한 [구독형 OTT 영상 콘텐츠 이용 행태 조사]에서는, ‘한글 자막을 켜고 영상을 시청하는 비율’과 더불어, ①영상을 빠른 배속으로 시청하는지②건너뛰기로 영상을 시청하는지를 함께 물어보았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설문명: 구독형 모바일 OTT 영상 콘텐츠 이용 행태 조사/ 조사기간: 2023.04.21~23 응답수: 500명(10년 단위 세대별 100명) / 조사방법: 오픈서베이 패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응답 수집) / 표본오차: ±2.87%P *(80% 신뢰수준)]


먼저, 재생속도를 높여서 빠르게 시청하는 비율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재생 배속을 높여서 보는 비율이 낮게 조사된 가운데서, 2000년대 출생 세대만이 유일하게 60% 이상의 긍정 비율을 보였다.  

'건너뛰기' 버튼을 사용하여, 영상을 빠르게 감으면서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긍정 비율이 나타났으며, 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의 경우 70% 수준에 육박하는 긍정 비율을 나타냈다.


①영상을 빠른 배속으로 시청하는지②건너뛰기로 영상을 시청하는지에 대한 위의 질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일수록 더 높은 비율로 빠른 시청 습관을 보인다'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지금과 같이 OTT영상이 활성화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수가 많아지면서 이를 밀도 있고 빠르게 더 많은 영상을 시청하고자 하는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에서는 시간을 줄이고, 영상을 빨리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결말을 빨리 알고 싶어 하기 때문에' 스포일러 사이트나 리뷰 사이트 등을 통해서 결말을 미리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이 결론에 대해서는 조금 의야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무리 시간이 없다 하더라도, 보고 싶어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결말을 미리 알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해당 조사에서, 국내 관객들도 과연 '스포일러 영상'까지를 즐겨서 보는지를 물어보기도 했다.


결과는 위와 같이, 우리나라의 모든 세대는 '출생 세대와 관계없이' 결말이 포함된 스포일러 영상까지는 즐기지 않는다고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점차 밀도 있는 영상 시청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결말까지 미리 알고 싶어 하는 인스턴트식 영상 소비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이다.

물론, 최근 쏟아지는 여러 기사들과 같이 여러 영화들의 전체 스토리를 짤막하게 요약해서 보여주는 '패스트 무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한국 관객이 이와 같은 패스트 무비를 즐긴다기보다는 일부 관객들이 자신이 볼만한 영화를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영화 중에 2시간을 들여서 볼 가치가 없는 영화를 걸러내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본다.  


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고민과 관련이 있다. 그 고민은 바로 예전과 반대로 ‘볼 게 너무 많아서’ 생겨났다. 너무 많은 콘텐츠 중 도대체 어떤 것을 봐야 할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일이 생겨난 것이다.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증후군(Netflix Syndrome)’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는데, 실제 콘텐츠를 보는 시간보다 무엇을 볼지 선택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사용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너무 많은 콘텐츠가 오히려 선택을 방해하는 현상. 그러다 보니 긴 호흡이 들어가는 영화관의 장편 영화와 '책'에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현대인.


이 상황에서 책을 어떻게 써내려야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구매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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