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요일그녀 Oct 09. 2022

주기적으로 목표를 수정하자

목표를 이루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책 속에 빠지지 않는 게 ‘꾸준함’이다.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원하는 목표에 성큼 가까워졌다는 이야기는 도처에 널려있다.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다 보면 역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매일 몇 페이지라도 꾸준히 읽으라는 말이다. 글에 관해서라면 하루에 한 줄이라도 매일 쓰라는 말이다.     


나 역시 그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꾸준히 한다고 해서 ‘꾸준히’가 목적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변화 없는 꾸준함은 피했으면 좋겠다. 매일 같은 시간에 책을 읽어야지, 매일 한 페이지씩 글을 써야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해야지, 공부를 해야지 계획하고 그대로 실행했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내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게 없다면, 변화하는 걸 느낄 수 없다면 그 꾸준함이 의미가 있을까. 

한 달 밖에 안 했으니까 두 달, 6개월, 일 년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는 방법을 바꿔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매일, 꾸준히 하면 뭐든 될 거라는 말은, 그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내가 안 변하면 안 변하는 거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재미있게, 더 오래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매일 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본인이 계획한 목표를 향해 가까워져야 의미가 있다.      


책을 읽는 일에 대해서라면 매일 한 장이든, 일주일에 한 권이든, 주말에 몰아서 두 권이든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내면 좋겠다. 

대신 스스로 명확한 목표를 정하면 된다. 나는 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자유를 허락하면서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매일 읽고, 매일 쓰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자주 무너진다. 변수도 많고 게으름을 피우게 될 때가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은 매일 변화무쌍하다. 그럴 때마다 아, 오늘 또 못했네. 오늘 망했으니 그만할까. 이런 생각 대신 ‘미뤘던 오늘치만큼 내일, 여유가 있는 주말에 채워야지. 내가 목표한 건 여기까지 가는 거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조급함이 많이 사라졌다.


꾸준함이 무기가 될 수는 없다. 꾸준함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에 가까워질 때 그 꾸준함이 빛이 난다. 


2021년이 시작되던 날, 블로그에 올린 목표다. 목표를 세우고 3개월에 한 번씩 점검을 했다. 3개월 단위로 목표를 점검하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하고 싶은 일과 굳이 더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찾아낼 수 있다. 2021년은 어느 해보다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부지런히 살았다. 모임을 진행하지 않은 달이 없었다. 매월 기록해 둔 책 결산, 모임 결산 글은 한 해 동안 내가 살아온 흔적이 되었고, 다시 계획을 세우는 데 기준이 되었다. 


새해가 되면 블로그 이웃들이 올리는 ‘올해의 목표’ 포스팅을 많이 본다. 꼭 블로그에 올리지 않더라도 개인 다이어리에, 달력에 새해 목표를 적어두는 분들도 있을 거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잊는다. 목표를 세웠지만 바쁘게 살다 보면 놓치게 되는 일도 많다. 나 역시 매년 새해 목표를 세우고 흐지부지 잊고 지내다 연말이면 ‘아, 이걸 놓쳤구나.’ 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다시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 작년과 똑같은 내용을 적기도 했다. 그럼 지킬 수 있을까? 대답은 ‘NO’.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작년이나 올해나 내년이나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은 3개월 단위로 목표 점검을 하다 보니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적절하게 일상에서 긴장감을 유지할 수도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기 확언의 힘은 세다. 할 수 있다. 해보자. 잘하고 있다. 스스로를 격려하고 자극하는 말들을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 스스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모임으로 에너지를 발산했던 2021년이었다면, 2022년에는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매년 한 해의 문장 혹은 키워드를 정한다. 2018년부터 시작했으니 5년쯤 되었다. 


2018년 : "제멋대로 섹시하게 그리고-행복하게"

2019년 : '단순하게 · 간소하게 · 검소하게' 살면서 내면은 풍요로워지는 것 

2020년 : '내일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을 할 것'

2021년 : '실패를 즐길 것'      


2022년에 정한 키워드는 ‘In Put’이었다. 모임을 통해 에너지를 쏟는 만큼 내 안을 채우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의미였다. 


새해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다이어리에 이루지 못할 수많은 목표를 적는 대신 자신만의 단어를 찾아보자. 목표도 아니고, 결심도 아니었다. 그냥 원 워드였다!
- 『원 워드』, 존 고든,  다산4.0     


2021년 모임이 확장될수록 내가 가진 게 부족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승진을 한 뒤에도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이 됐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면서 더 공부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2021년 하반기에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세우고, 도전했고 올해 대학원에 입학했다. 


2022년이 3개월쯤 남았다. 다시 3개월의 목표를 세웠다. 2022년이 끝나는 날, 내 목표는 다시 수정될 것이다. 



이전 14화 부러워하는 마음을 즐기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