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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묵한 해설자 Nov 22. 2024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조금은 나아질거야

속상할 땐 고개 숙이지 말고
하늘을 보자.


요즘 큰 소송들 몇 개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새로운 일들도 쏟아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집에서 다리를 접질려 4주간 깁스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필 남편까지 미국에 가 있어서 더 속상하게 느껴졌는데, 남편이 이런 사진을 보내왔다.



이 사진을 보니 예전 회사 근처 주유소의 지적장애를 가진 아저씨가 떠올랐다. 아저씨는 항상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주유를 하면서도 뭐라뭐라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루는 그 소리가 하도 거슬려서 -소심해서 그만하라고는 못하고- "아저씨 왜 맨날 혼잣말을 해요?"라고 물어봤더니, "저 혼잣말을 안 하면 잠들어요. 저 바보거든요. 헤헤."라는 것이었다. 맙소사! 말을 안 하면 잠이 든다니...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아저씨는 혼잣말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한동안 그런 모습이 계속되길래 왜 그러는지 궁금해졌다.


나: 아저씨 왜 혼잣말 안 하고 위를 쳐다봐요?
아저씨: 엄마가 죽었는데 저기 있대요.
나: 미안해요. 속상하겠다.
아저씨: 괜찮아요. 엄마가 위에서 보고 있으니까 속상할 땐 고개 숙이지 말고 위를 보랬어요. 위를 쳐다보면 마음이 안 아프대요. 헤헤.


아저씨의 위엔 주유소 지붕밖에 안 보이는데 그걸 쳐다보며 좋다고 웃다니. 천진난만하게 웃는 걸 보니 안타깝기보다는 속 편해서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남편에게 하늘이 예쁘다고 하니까 "여보 생각나서 예쁜 하늘 보면서 힘내라고 보냈어"라고 하는데, 얼마나 진심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남편도 "힘이 들 때 하늘을 보면 기분이 나아진다"는 말을 가끔 했던 기억이 나서, 나도 점심시간에 하늘을 올려다보기로 했다.


막상 하늘을 올려다보니 기분이 나아지는 건 모르겠는데, 고작 몇 분 올려다봤다고 고개가 엄청 아프다. 오!!! 그런데 목이 너무 아프니까 마음이 답답한 것을 잊게 되는 것 같다. 마음이 아플 때 하늘을 보면 마음이 안 아파진다는 게 이런 거였나 보네. 심호흡 몇 번 하고 일이나 해야지. 에휴~


바쁜 일상 속 출 퇴근길, 잠들기 전 "힘이 들 땐 하늘을 봐"를 오디오북으로 들어보세요

https://youtu.be/HA27aV3_nSk?si=YVy7bNu-z-Y7LA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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