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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gular Han 싱귤러한 Mar 18. 2024

중년들아, 우린 아직 청춘이란다

멋진 중년이 되려면 오늘도 열심히 사세요.

오늘은 글이 안 올라오나 기다리셨던 분들 분명 있으실 거예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매주 이렇게 글을 연재한 건 거의 20여 년 전에 한 일간지와 온라인쇼핑몰 업체에 패션 관련 칼럼을 쓸 때 이후로 정말 처음인 거 같아요. 그때는 업체와의 계약 때문에라도 했지만, 지금은 저와 구독해 주시는 분들과의 약속이라고나 할까 하는 의리로 이렇게 꾸준히 하는 것이 저에게는 새로운 모습이기는 합니다. 젊었을 때는 몇 번 하다가 효과가 없으면 바로 그만두고 했었는데, 지금은 꾸준한 게 답이라는 생각이 크게 저를 지배하고 있네요. 


오늘은 어떤 주제로 써 볼까 하다가 요즘에 심하게 제 마음을 요동치는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철저히 내 사업에만 몰두한 게 이제 5개월째입니다. 매출은 자사몰보다는 오픈마켓이나 소셜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주매출이 나오는 마켓의 정산이 바로바로 안되고 한 달 걸러 주네요. 그러다 보니 첫 달, 둘째 달은 제품구매비로 나가는 금액이 수익에서 나가지를 못하고 기본 투자금으로 생각한 돈에서 지출이 생겼습니다. 즉, 남의 회사 다니면서 벌어 둔 돈을 써야 했다는 말이죠. 


엑셀차트에 그날그날 나간 상품과 제품구매비, 공급가, 판가 등을 정리를 해 둡니다. 그렇지 않으면 놓치는 정산이 있을 수가 있어서 귀찮지만 나름 꼼꼼하게 정리를 합니다. 이런 성격 아닌데,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수익이 얼마나 났는지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점차 조금씩 오르는 수익에, 남의 회사에서 일만 했던 남자 친구의 선망의 눈빛을 한껏 받으며 저 스스로도 대견해하기도 하죠. 남들이 이렇게만 들으면 월 천하는 줄 알겠지만, 기존 월급의 1/5 밖에 벌지 못해요.


이렇게 예전에 비하면 적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을 깨달을 때면, 저는 어느새 잡코리아, 사람인, 피플앤잡, 링크드인 등을 뒤지고 있습니다. 


8년만에 만나는 친구를 보니, 다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커졌어요. 남친만 괜찮다면 훌쩍 떠나 살고 싶네요 

직장의 구조는 피라미드식이잖아요. 차장, 부장, 이사,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는 좁아지고, 특히나 경력과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 회사에 취업을 할 기회가 점점 더 줄어지는 건 '말하면 입 아픈' 사실인 것이죠. 한국에 돌아왔을 때가 제 나이 40, 뉴스에서는 45세의 조기정년퇴임을 얘기하고 있었고, 제가 45살 때에는 주변친구들이 대부분 밀려서 하게 되는 '사업'이란 걸 하거나, 프리랜서로 전향해서 일을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어요.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젊었을 때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장년의 모습들이 달라진다는 한 SNS의 글을 봤을 때는 크게 공감을 했어요. 30대에 제대로 직장을 꾸준히 다녔으면 30대 후반에 10억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는 커뮤니티의 글이 아마 나의 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저의 30대는 이 회사 저 회사를 전전하다 미국으로 건너갔던 터라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그 기간이 큰 공백처럼 느껴졌답니다. 그런 글들은 제 나이 30대에도 분명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흘려 봤을게 분명하죠. 왜냐면 사람들이 의례 하는 말로만 넘겼을 테니까요. 


다음날 저는 다니던 회사의 직원들에게 제가 본 이야기들을 해 줬어요. 대부분이 30대 초반이었죠. 저는 그들이 지금 이 순간 YOLO 대신 충실하게 살았으면 했거든요. 하지만 그건 저의 기우였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정말 앞가림 잘하면서 잘 살고 있어요. 인생한방 주식 같은 것도 안 하고, 통장 쪼개기 잘하면서 나름의 저축투자도 잘하고 있더라고요. 대견스러웠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요즘의 30대들은 불안한 사회에서 살고 있어요. 월급만으로는 늙을 때까지 잘 살기 힘들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는 것이죠. 반면 저의 일명 X세대는 직장 잘 다니고 결혼하고 아기 낳고 잘 살다보면 어느 순간 건물주가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돼요. 왜냐하면 우리 부모세대들이 그렇게 하셨으니 나도 하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이었을까요? 그렇게 될 것이라 믿은거죠. 제 나이보다 젊었을 때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저희 부모님은 애들 셋을 키우면서 2층 단독주택을 구매하셨는데, 저는 이것도 저것도 없는데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네요. 


이번에 창작민화 신작 '복숭아 위 토끼'가 나와서 단체사진 한번 찍었어요.

저나 제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직장에 속하지 않고 개인사업을 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합류를 한거죠. 대부분 자의도 타의도 아닌 반강제라고 할까요? 먹고 살아야하니까. 이것 또한 자의로 시작하는 젊은 세대들과는 다른 이유이죠? 


얼마 전에 링크드인에 올라온 한 한국인의 애절하게 구직을 원하는 글을 봤어요. 부장~이사급 정도 되는 분이었는데, 링크드인에는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한글로 올라온 글도 신기했지만, 일자리 있으면 달라는 내용도 신선했어요. 이렇게 하면 일자리가 생길까? 얼마나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면 이렇게라도 했을까? 모르는 분이지만, 찾아보면 취직 안하고도 일어설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어요. 취직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라고. 


한 번은 홍보대행사 시절, 사장이었던 동갑내기 친구와 통화를 했어요. 지금은 부동산을 하는 친구인데 틈만 나면 부동산 투자하라는 친구여서 남자 친구와 나 사이에 그녀의 애칭은 '1억 레이디'입니다. 원래 제 상사였던 친구이지만 간단히 씹어줄 건 씹어주는 편이라 아무리 투자를 하라고 좋다고 해도 도통 저에게는 안 통하니 그녀는 저를 딱 한 번만 찔러댑니다. "혜영아~ 부동산이 답이야~". 그에 부동하지 않는 저에게 최근 그녀가 알려 준 흥미로운 사실은 '부동산이 최고'가 아니라, 그녀가 다니는 '급식알바가 최고'였습니다. 꿀알바랍니다. 오전에만 잠깐 일해주면 10만 원이 후딱 나온데요. 사람은 외적으로 보이는 것이 돈을 불러온다고 굳게 믿으며 수수하게 하고 다니는 나를 나무라던 친구가 급식알바라니?! 사실 그 소리에 저도 혹하긴 했습니다. 


한 번은 강남구에서 진행하는 플리마켓에 싱귤러한을 가지고 나갔다가 알게 된 한 친구는 20년 동안 개발자로 일하다가 몇 년 전부터 개인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계속 까먹기만 해서 알바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월세도 못 내는 지경에 이르렀답니다. 아침저녁으로 알바를 다닌데요. 연봉이 1억이었다던데, 1~2년 사이에 그 돈을 다 썼다는 건가? 이해는 안 되지만, 1억 레이디가 말한 급식알바를 얘기해 줬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는 쿠팡알바가 최고랍니다. 그러고 며칠 뒤에 일하다가 손가락이 부러져서 그 일마저도 못한답니다. 그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이라 힘들기는 하데요. 


싱귤러한의 제품이 프린트되어 나오는 모습입니다!
이 프린트업체에서 프린트 정말 잘 해줬는데 말이죠~ 이제 소량은 안하신다고 해서 거절당했어요. 그래도 다른 업체들도 있으니 기 죽지 않아요. 또 찾아보면 되니까요. 


알고리즘때문인지 저에게 따라오는 SNS광고는 죄다 정부지원사업이나 돈버는 법에 관한 광고들 뿐이에요. 한번은 쳇GPT로 쇼핑몰을 자동화해서 쉽게 돈 버는 법을 알려주는 강의가 있다고 해서 시간을 들여 온라인 강의를 들어봤어요. 물론 무료니까 들어봤죠. 결론은 자신이 만든 매크로를 강의와 함께 파는 거였어요. 그 강사분도 장사하시는 거죠. 매크로 잘못 돌리면 SNS에서 전문용어로 나가리 되고, 물건 소싱한거 꼬이면 그거 푸는게 더 힘들죠. 또 다른 한 SNS강사는 숏츠로 해서 어떻게 물건을 팔았는지를 알려주겠데요. 근데 그녀의 피드에는 분명히 쇼츠를 이용해서 물건을 판다고 했으니 파는 물건이라도 있거나 쇼핑몰 링크라도 있을텐데 전혀 그런 것 없이 책읽은 독후감 피드부터 시작해서 일명 '강의팔이' 쇼츠로 도배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 수색(?)과정없이 슬쩍 들으면 혹해요.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이 있으니, 혹은 나이가 있으니 하는 생각에 조급함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냉철하게 '사기'를 잘 걸러가면서 정도의 길을 가면 언젠가는 길이 보일 것이라 믿어요. 저의 '1억 레이디'친구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걸로 다시 재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그녀의 추진력은 아무도 따라오지 못해요. 저는 그녀를 응원해 줬습니다. 저 또한 이렇게 싱귤러한과 혜싱라를 할 수 있는데까지 열심히 운영을 하면서 공모전에도 도전해 보고, 정부지원사업에도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쉽지 않을지라도 앞으로 살 날들을 생각해보면 중년이라는 나이는 아직 청춘이에요. 천천히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한번 해 보세요. 응원합니다. 


정부지원사업을 한꺼번에 보실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해 드릴께요. 

https://aid.bizbot.kr/



참고로, 저는 정부지원사업에서 나온 사람이 아니에요. 정부에서 일푼 받은 거 없지만, 좋은 정보들은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려고 올립니다. 저에게 문의하셔도 소용없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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