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의 기억이야 | 여덟 번째 기억
노란색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동그리콩은
노란 안경을 쓰고 집을 나섰다.
안경을 쓰자, 동그리콩의 눈에 노란색 세상이 가득 찼다.
바다로 향하는 모래사장에 달팽이 한 마리가 기웃거리고 있었다.
“안녕, 나는 동그리콩이야. 너는 누구니?”
“안녕, 나는 달 팽 이 야”
느릿느릿 대답하는 달팽이에게 동그리콩이 급하게 이야기한다.
“노란색 바다를 더 가까이 보려고 해.
옴 아저씨가 노란색 바다를 볼 수 있게 해 줬거든!”
달팽이가 눈을 크으으게 뜨며 물었다.
“노오오란색 바다가 있다고? 처음 듣는 소리인데!”
“언덕 너머에 바다가 있지. 지금 파도소리도 들리잖아!”
달팽이는 머리를 흔들며 슬프게 말했다.
“귀여운 동그리콩, 사실 나는 귀가 없어서 파도소리가 뭔지 몰라.
그래도 노란 바다는 보고 싶어”
“귀가 없다고? 그럼 내 귀 하나를 줄게”
달팽이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나한테 하나를 주면 너는 한쪽을 잃게 될 텐데, 괜찮을까?”
“다른 한쪽이 있으니 충분하지.”
“정말 고마워 동그리콩, 우리는 속도가 다르니 먼저 가렴.
네 발자국을 따라갈게.”
'고마워'라는 말을 들은 동그리콩이 바다를 향해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초옹 초옹 초옹
달팽이도 동그리콩이 준 귀를 머리에 붙이고 기어가기 시작했다.
바다 앞에 먼저 선 동그리콩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동시에 외쳤다.
“오렌지쥬스가 가득하네!"
달콤한 향도 나는 것 같아.”
동그리콩에게 새로운 노란 기억이 생겼다.
한참 후, 저 멀리서 동그리콩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달팽이는 달팽이집에 못 들어간 채 끙끙대고 있었다.
숨이 가쁜 달팽이가 말했다.
“동그리콩, 귀를 다시 돌려줄게.
귀가 생기니까 너무 좋지만, 문제는...
집에 들어갈 수가 없어!”
동그리콩은 잠시 고민한 후 결심한 듯 안경을 건넸다.
“그러면 귀 대신 안경을 줄게.”
안경을 받아 쓰자마자 달팽이가 움찔하며 외쳤다.
“우와! 이건 마치 노란색 오! 렌! 지! 쥬 스!!”
“꺄르르르”
동그리콩과 달팽이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동그리콩의 노란 기억이
달팽이의 기억 속에도 함께 새겨졌다.
그날 밤,
동그리콩은 달팽이와 함께
노란 바다를 한가득 머금은 꿈을 꾸었다.
| 8편 들여다보기 |
Point) 19개월~21개월 무렵의 아이 발달상황을 관찰할 수 있어요.
19~21개월 무렵, 상징놀이와 언어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를 표현해 보았어요. 상징놀이와 언어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를 동그리콩이 달팽이에게 자신의 귀를 나누어주고 상호작용하는 모습으로 반영해 보았어요.
✎ 주요 발달 정보 : 상징놀이와 언어 발달
✎ 주요 관찰 정보 : 아이가 상징 놀이를 시작했는지, 문장을 만들어 말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 놀이 키워드 : 역할 놀이, 장난감 전화기 놀이, 음악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