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조종하는 호르몬
다이어트를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본 우리들은 분명 먹고 싶은 걸 참고 참다가 한 번에 식욕이 터져서 폭식을 하게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그저 내가 겪었던 바를 바탕으로 생각을 말해보자면 이렇게 우리의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에는 도파민이 꽤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생각한다.
도파민은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서 '실행(executive function), 운동(motor control), 동기 부여(motivation), 각성(arousal), 강화(reinforcement), 보상(reward) 등을 조절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어려운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사람들은 '도파민 터진다.' '도파민 디톡스 해야겠다.' 등 일종의 밈으로 자리 잡은 단어이다
그렇다면 다이어트와 도파민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분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않고 참는 부분이다. 다이어트에는 적절한 식단 조절이 필수적으로 동반 된다. 누군가는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열심히 운동하면 다 빠진다고 하지만 치킨 한마리를 먹던 사람이 2~3 조각 먹는 걸로 만족하기는 힘들 것이고, 빵을 한 번에 3~4개씩 먹던 사람이 1개만 먹는다면 그것 또한 식단 조절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먹고 싶은 음식을 한 동안 참다가 마침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그 기분은 어떨까?
이런 상황에서 '도파민 터진다.' 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먹으면서 우리는 도파민에 가득 취해 "아 이 맛에 살아가지.", "내가 이걸 먹으려고 지금까지 힘든 다이어트를 버텨왔구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을 한 번 먹고 나면 우리는 다시 식단 조절을 하며 고통스러운 다이어트 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맛있는 음식을 먹음으로서 손 쉽게 도파민을 분비하고 흥분 상태에 이르렀던 우리 뇌가 다시 그런 상황에 놓이길 바라고 있을까? 그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의지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호르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 이미 도파민에 중독된 실험쥐에게 마약과 MSG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때 MSG를 골랐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입에 맛있는 음식은 중독성이 강하고, 일상에서 가장 쉽게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매개이다. 또한 우리 스스로도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억눌러 있는 상황 자체도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둑을 막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이어터들은 자칫 방심하다가는 도파민의 강으로 빠지는 외나무 다리를 걷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떤 태도로 도파민을 대해야하는지에 대해 나의 경험과 함께 공유해보고싶다.
첫 번째, 빼는 게 아니라 다시 쌓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우리는 대부분 다이어트를 할 때 '체지방을 빼는 것' 내지는 '몸무게를 줄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야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미용적인 이유 이전에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이다. 비만인들은 건강을 측정하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정상인들에 비해 적신호를 보인다. 이로 인해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악영향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속하게 우리의 몸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극단적인 물단식, 원푸드 다이어트, 극한의 탈수를 통해 몸무게를 줄이는 방법 등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다이어트의 악마들이 달콤한 말로 다이어터들을 유혹하고, 누군가는 제품을 팔아 먹고, 뒤로는 나몰라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잡고 팔랑귀를 다시 접은 채 다이어트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말하자면 우리 몸에서 무언가를 빼내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올리듯 새로운 몸을 짓는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에서는 우리가 다이어트를 위해 하던 행동들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운동을 하는 행위는 이제 단순히 칼로리를 태우는 행위로만 보지 말아야한다. 우리는 무산소 운동을 하며 근육을 길러 신체 내에 글리코겐 저장소를 늘림으로써 섭취하는 음식이 잉여 혈당에서 지방으로 저장되는 비율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생각하는 것보다는 미미한 효과이지만 기초대사량 증가로 인해 우리 몸이 가만히 있어도 더 많은 칼로리를 태우게 만들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근육에 의도적인 손상을 입히고 더 강한 근육으로 재생을 반복하면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근육의 퇴화에도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강하게 저항할 수 있다. 무산소 운동을 한다면 목표를 몸무게가 아닌 내가 다루는 무게를 늘린다거나 내 몸의 형태를 가꾸는 것으로 잡고 도전해보자. 결과는 천천히 나타나지만 얻을 수 있는 성취감과 도파민은 몸무게의 변화보다 훨씬 클 것이다.
또한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는 먼저 심폐지구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심장이 한번의 박동으로 더 많은 피를 전신에 보낼 수 있게 되고, 피를 통해 더 많은 산소를 보내면서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할 때에도 상대적으로 숨이 덜 차거나 힘이 덜 들어 오랫동안 어떤 일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숨이 차게 운동하면서 혈액이 더 빠르게 움직일 때, 혈관의 노폐물이 효과적으로 제거 되어 혈액순환을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한 전신에 모세혈관이 새롭게 만들어져 추가적으로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에게 이를 개선하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 '몸무게 수치' 감량만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운동의 효과는 미미하다. 달리기를 한 뒤에 몸무게가 급격하게 줄었다면 그건 땀으로 배출된 수분의 비율이 대부분일 것이며, 중량 운동을 한 뒤에도 그렇다면 근육 속의 글리코겐이 소모된 것이다. 이들은 밥 한끼만 제대로 먹어도 다시 금방 차오르는 부분들이다. 그리고 빠진 줄만 알았던 몸무게가 다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좌절감을 느낀다. '이렇게 해도 살이 안 빠져?' 라는 생각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고 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손 쉽게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인 '먹기'를 택한다. 그렇게 우리의 다이어트는 실패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몸무게가 아닌 다른 부분에 주목하며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일상생활에서 계단을 오를 때 이전에는 힘들었는데 운동을 시작한 뒤로는 별로 숨이 안 찬단다던가, 가끔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생각보다 수월하게 들어진다던가 혹은 혈색이 좋아지고 차갑기만 하던 손발이 따뜻해졌다던가 하는 등 몸이 보내는 여러 청신호들에 집중해보자. 이런 효과들은 생각보다 식단 조절을 많이 하지 않았더라도 운동만으로 어렵지 않게, 근시일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다.(2~3주 정도만 해도 느낄 수 있다.)
절대로 운동을 통한 몸무게의 급격한 변화에 일희일비 하지말자. 우리가 운동을 통해 도파민을 얻는다면 그거건 몸무게의 변화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청신호를 통해 얻어야 한다.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나는 '소중한 내 몸에 오늘은 어떤 음식들을 채워줄까?' 라는 조금은 민망한 생각을 하며 끼니를 챙기길 바란다. 내 경우에는 현재 중량 운동을 하며 근육을 붙이고 있기 때문에 우선 목표는 단백질을 적정량 채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장과 여러가지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슈퍼푸드인 양배추 샐러드를 매 식사마다 애피타이저로 먹고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위의 내용과는 조금 역설적이지만 섭취 칼로리 체크를 꼼꼼하게 하고 있다.
내가 섭취 칼로리 체크를 하는 이유는 칼로리 강박에 사로잡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내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알맞게 채워주기 위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섭취량을 함께 측정하며 더욱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히려 식단에 자유를 주기 위해 이렇게 하기도 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닭가슴살이나 생선, 밥 등 필요한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지만 칼로리는 높지 않은 음식들로 몇 끼니를 떼우고 나면 생각보다 섭취할 수 있는 칼로리가 남을 때가 꽤 많다. 그럴 때는 튀기지 않은 건면 라면을 먹거나, 치킨을 시켜 3~4번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소분한 후 일부를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 두고 먹는 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곤 한다.
이를 통해 과하지 않고 적절한 도파민을 느끼며 오랫동안 식욕을 폭발시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음식을 혼합해 내게 필요한 영양소와 적정 칼로리를 채워내는 행위는 나에게 큰 성취감을 준다. 먹어서 맛을 느끼는 행위보다는 먹는 행위를 수단으로 보고 더 궁극적인 목적인 성취감을 통해 도파민을 얻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가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다거나 할 때는 이를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먹는다. 하지만 최대한 영양소를 고려해 먹으려 노력한다. 우선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 생선, 계란 등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려 하고, 혈당 관리를 위해 샐러드 등의 채소가 있다면 본 식사를 하기 전에 무조건 애피타이저로 먹고 시작하는 규칙을 가지고 먹는다. 모든 주안점이 내 몸의 건강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억지로 참으며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도 않으며, 식욕을 폭발시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게 놔두지도 않는 최소한의 나만의 규칙을 가지고 식사에 임한다.
우리는 절대로 평생 매 끼니마다 식단 조절을 하며 살아갈 수 없다. 한 번은 거절하기 힘든 술자리에 초대 될 것이고, 패스트푸드가 아니면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으며, 정신을 차렸더니 배달 음식을 한 가득 시켜 이미 먹고 난 이후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극단적인 식이요법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닌 '내 몸이 건강해지기 위해' 식단 조절을 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내가 먹는 음식들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