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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Sep 22. 2017

내 친구 이야기_첫번째

기수 앞으로

초등학교 시절에는 다양한 특별활동이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단연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아람단, 이 세 개가 아니었을까 싶다. 많은 친구들이 이런 특별활동을 했지만, 나는 딱히 이런 활동을 하지는 않았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부가 처음 생기면서 축구부에 들고자 테스트를 받았지만, 운동장을 왕복하는 오래 달리기 테스트에서 떨어진 후, 이게 1차 테스트였음에도, 딱히 특별활동 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노는 것에 더 집중을 했던 듯 하다. 수업이 끝나면 늘상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세종대왕 상 앞에서 조그마한 고무공 하나를 가지고 짬뽕이라 불리던 손으로 공을 치는 야구 비슷한 놀이를 하던가, 똑 같은 공으로 두 개의 지점을 정해놓고 한팀은 공을 주고 받고, 다른 팀은 두 지점을 공에 맞지 않고 왔다갔다 하는 와리가리를 하던가, 바닥에 오징어 모양의 그림을 그려놓고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 몸싸움을 하는 오징어 가리상이 돌아가며 하던 레파토리였다. 그 와중에도 보이스카웃 친구들의 곤색 유니폼에 목에 손수건을 돌돌말아 묶어 놓고, 하얀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은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일부는 보이스카웃의 몸에 건 손수건보다, 아람단의 목걸이 비슷한 걸 더 부러워한 친구들도 있었다.

 친한 친구 중에 한 명이 보이스카웃이었다. 지금은 애들이 많이 성숙해져서 발달이 빨라 졌지만당시 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은 되야 말썽이 좀 심해졌고, 말도 잘 안 듣는구나 했다. 이 친구 역시 굉장히 장난이 심했던 친구 중에 한 명이었고, 나랑 이 친구를 포함한 몇 명의 무리는 매일같이 함께 다니며 이런저런 장난을 치곤 했었다. 그러던 중 이 친구가 보이스카웃 모임에 갔다 온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 친구는 보이스카웃 모임에 가서도 다른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단상 앞에는 보이스카웃 담당 선생님께서 올라오셔서 행사 시작을 준비하고 계셨다.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다른 친구가 이 친구에게 앞에 있는 선생님께서 이 친구를 찾으신다고 알려주었다. 이 친구는 보이스카웃 내에서 특별한 보직을 맡거나 하지 않아 선생님이 왜 찾는지도 모르고 늦게 가면 혼이 날까 먼저 단상 위의 선생님한테 급하게 올라갔었다. 선생님 앞에서 혼자서 떠든다고 걸린 건가 싶어 잔뜩 긴장을 하고 있던 친구에게 선생님을 뜬금없이 “넌 뭐야?” 라며 물었고, 이 친구는 영문을 몰라 “네? 저 기순데요.” 라고 대답을 했다. 그렇다 이 친구의 이름은 “기수” 였다. 그리고 선생님은 보이스카웃 깃발을 들고 있을 “기수”를 찾은 거였고, 친구들과 떠들고 있던 기수와 친구들은 선생님이 “기수 올라와” 라는 말에 선생님이 이 친구를 찾는 줄 알고 급하게 올라가 보라 한 것이다. 물론 기수도 영문도 모른 채 올라왔고. 그리고 기수 옆에는 정말 깃발을 들어야 하는 “기수”가 ‘앤 뭐지?’ 하는 표정으로 기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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