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 일기 1 >
출애굽기 20장부터 35장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을 비롯해 지켜야 할 규범, 규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또한 성소를 지을 때 어떤 예물이 필요한지, 증거궤, 진설병을 둘 상, 등잔대는 어떻게 만드는지, 또 성막과 성막의 뜰, 제단은 어떻게 만드는지, 등불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제사장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알려 주십니다.
주님, 그동안 이 말씀들을 읽으며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을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좀 생뚱맞을지 모르지만 이 구절들을 읽으며 저는 엄마 같은 하나님의 마음을 읽게 되었습니다.
딸아이가 어릴 적 추운 겨울이 오면 밖에 나갈 때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고, 양말은 어떤 것을 신어야 하고, 목도리와 장갑은 어떻게 해야 하고, 또 밖에 나가서는 어떤 것들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 자세하게 말을 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그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미성숙한 어린 자녀가 혹여 다칠까 봐, 혹여 다른 길로 갈까 봐 노심초사하며 알아들을 수 있도록 최대한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는 엄마의 마음처럼 ㅋ. 이 구절들을 읽으며 우리를 아니 저를 이토록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주님, 그 말씀 속에서 저는 하나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무릇 내가 네게 보이는 모양대로 장막을 짓고 기구들도 그 모양을 따라 지을지니라(출애굽기 25장 9절)
너는 삼가 이 산에서 네게 보인 양식대로 할지니라(출애굽기 25장 40절)
너는 산에서 보인 양식대로 성막을 세울지니라(출애굽기 26장 30절)
제단은 널판으로 속이 비게 만들되 산에서 네게 보인 대로 그들이 만들게 하라(출애굽기 27장 8절)
하나님께서는 이 말씀을 통해 제게 “내 말에 순종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저는 “순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모르는 불편함 때문에 마음에서 세차게 밀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순종”이라는 단어를 잘못 이해한 것 같아요. “순종”하면 왠지 “복종”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어 괜한 거부감이 일었던 것 같아요. “복종”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무조건 따르는 것을 의미하지만 “순종”은 상대방의 의견이 나랑은 좀 다를지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따르는 것이 아닐까요?
주님, 그래서 생각해 보았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 둘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아마도 상대방을 얼마나 신뢰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내 의견과 너무 달라 상대방의 말을 정말 따르기 싫을지라도 상대방에 대한 무한 신뢰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면 상대방이 말한 의도를 살펴가며 그가 말한 대로 하려고 할 거예요. 적어도 저라면 말이죠. 그것은 “복종”이 아니라 “순종”인 거죠(제 생각이에요 ㅎ).
주님, 성경을 읽다 보면 심심찮게 “순종”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돼요. 불편한 감정은 아마도 저의 하나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못 느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되어 보니 모든 엄마들의 마음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에요. 물론 주님의 사랑은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것도 이젠 알아요 ㅎ. 말씀을 읽으며 조금은 이해할 수 없고, 어렵고, 이행하기에 난감한 부분도 있지만, 저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진지하고 세심한 지... 조금은 어렵고, 귀찮고, 그래서 도망치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마다 저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며 조금씩 “순종”하고 싶습니다. 행여 다칠 세라, 다른 길로 갈 세라 노심초사하시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세하게 알려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그 사랑에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싶습니다.
주님, 좀 늦긴 했지만 그래도 사랑의 주님을 무한신뢰하며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하나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살고 싶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복종”이 아닌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