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만난 친구
갯벌에서 작은 게들을 만났다.
얘들도 모두 바빠 보였다. 사람만큼이나…
한 애는 한 자리에 서서 있지만 연신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또 한 애는 어디를 바쁘게 가고 있었다.
그런데 걷고 있는 모습이 이상해 보였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 한 집게발로 무언가를 들고 가네!’
‘아… 그래서 집게발 하나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뒤뚱뒤뚱 걸을 수밖에 없었구나!’
그 애가 뒤뚱뒤뚱 걸어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 그런데 뭘 들고 가는 거지?’
그 애는 한 집게발로 무언가를 애지중지하면서 들고 가고 있었다.
무척이나 귀한, 중요한, 꼭 필요한 것을 들고 가는 것 같아 보였다.
‘저걸 놓고 가면 훨씬 더 편하게 갈 텐데…’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에 그 애에게 한 마디 했다.
“얘! 그거 놓고 가!”
“그럼 편하지 않을까…”
“……”
그 애는 대답 대신 열심히 뒤뚱뒤뚱 뒤뚱뒤뚱거리며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근데 들고 가는 거 뭐야?”
나는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그 애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 애는 마치 내게
“비밀인데 ㅋ. ”라고 시크하게 말하는 것처럼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할 뿐이었다.
‘그래,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너무 궁금했지만 말을 안 해주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쟤만의 프라이버시라면 그대로 인정하고 지켜줄 수밖에 ㅋ.
단지,
‘뭔 이유가 있겠지?’
‘쟤가 바보도 아닌데 내가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건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쟤한테는 저게 무지 중요한 건가 보다!’
‘그래,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꼭 가져가야 할만한…’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애를 향해
“그래, 열심히 해! 응원할게!”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