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는 승리한다
■ 제목: 대군사사마의지군사연맹 (大军师司马懿之军事联盟, 따쥔스쓰마이즈쥔스롄멍) → 사마의 1
호소용음 (虎啸龙吟, 후샤오롱인) → 사마의 2
■ 장르 : 드라마 / 전쟁 / 사극 / 멜로
■ 년도 : 2017
■ 감독 : 张永新
■ 주요 배우 : 吴秀波,李晨,刘涛,于和伟,张钧甯,唐艺昕 등
오늘 소개드릴 드라마는 2017년에 방영된 드라마 <대군사사마의지군사연맹(大军师司马懿之军事联盟)>과 그 2편 <호소용음(虎啸龙吟)>입니다. 사마의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시즌 1, 시즌 2로 나누어 방영하였죠. 시즌 1과 2를 합치면 총 86부 되는 길이이니 길이로 치면 <견환전(甄嬛传)> 정도의 느낌일까요? 제작도 동시에 했고 내용도 이어지는데 왜 굳이 나누어 방송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방영 시기도 같은 해인데 말이죠.
중국어 제목이 너무 길어서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단점이 있는데, 중화 TV 등에서 이 드라마를 한국으로 들여올 때는 이 점을 개선해서 제목을 각각 <사마의 : 미완의 책사>, <사마의 2 : 최후의 승자>로 번역하여 들여왔습니다. 따라서 이 리뷰에서는 편의상 두 드라마를 묶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같은 시기에 찍은 같은 드라마니까요.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계기는 제가 존경하는 직장 상사분의 추천이었습니다. 중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위챗에 리뷰를 쓰니까 이 드라마도 한 번 꼭 보라고,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하셨죠. 평소에 워낙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이었던지라 볼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거참, 봐야 할 드라마가 좀 많아야지요. 미루고 미루다 재밌는 드라마가 잠깐 뜸했던 시기에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다뤘던 드라마 <삼국(三国)>이 후한시대부터 위촉오까지의 역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드라마는 사마의의, 사마의에 의한, 사마의를 위한 드라마로 조금 더 인간 사마의에 그 서술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삼국(三国)>보다는 사마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훨씬 많이 보여주고 있고, <삼국(三国)>에서 본 사마의가 왜 그런 모습을 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워낙 많이 알고 좋아하는 역사를 다루는 드라마라 대본을 쓰는 데만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드라마 제작비도 4억 위안 이상이 들었다고 합니다. 배우들의 열정도 대단해서 모든 전쟁 씬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대역을 쓰지 않고 배우가 직접 연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연배우 우슈보를 포함한 많은 배우들이 제작 중 다치는 일도 있었죠.
두 시즌으로 나뉜 이 드라마는 사마의의 청년기부터 후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그 안에서 사마의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결론적으로 사마 씨 가족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때문에 시즌 2의 제목을 한국에서는 최후의 승자로 번역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 <삼국(三国)>에서 유비를 연기했던 배우 위허웨이(于和伟)가 이 드라마에서는 조조를 연기합니다. 배우 본인도 유비를 연기했던 지난날을 염두에 두고 조조 역으로의 캐스팅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마의를 연기한 우슈보(吴秀波, 오수파)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이 드라마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큰 인물이 될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리더와 성씨가 같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또 그 리더가 의심이 무척 많은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일평생 숨기고 살아야 했던 사마의. 비록 그 후손들이 아버지의 그런 고충을 잘 몰라준 것 같긴 하지만, 사마의라는 사람 한 명의 인생 자체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요즘 속된 말로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이 있죠? 사마의의 인생이 그걸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회사 생활에서 진심은 항상 저 바닥에 숨기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나,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 같은 개념들, 모두 같은 이야기가 아닐지. 그런 점에서 저는 이 드라마가 다른 이에게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2편보단 1편이 사마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는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드라마가 저 개인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냐 와는 별개로, 이 드라마에는 아직 깨끗이 지워지지 않은 사건들이 좀 걸려 있습니다. 첫 번째로 드라마로 벌어들인 이익을 제대로 배분하지 않은 일 때문에 소송이 진행되었는데, 이익을 챙긴 주체 중에 사마의를 맡은 주연배우 우슈보(吴秀波)의 회사가 연루되어 있어 한동안 시끄러웠습니다. 두 번째로는 중국 연예계의 미투 사건 같은 느낌의 우슈보(吴秀波) 추문 사건입니다. 이 드라마에 나온 한 여배우도 우슈보의 내연녀이고, 그의 입김으로 드라마에 캐스팅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이 사건 때문에 우슈보는 연예계를 은퇴한다는 이야기도 했었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로 우슈보에 입덕하여 그가 나온 작품을 많이 봤는데, 최근에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작품 활동이 거의 없습니다. 사건의 사실여부를 떠나 연기력은 인정하는지라 좀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보고 나서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오늘 리뷰 마치겠습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譯] 타이베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드디어 마지막 회를 다 봤다. 시즌 1의 주된 내용은 사마의가 어떻게 조비를 황제의 자리에 앉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우슈보, 리우타오, 리천, 위허웨이... 화려한 캐스팅! <삼국(三国)>에서 유비로 나오는 위허웨이가 여기서는 조조를 연기하는데, 연기 정말 잘한다. 그가 이 드라마에서 유비, 관우, 장비 삼 형제를 욕하는 장면을 볼 땐 웃겨 죽는 줄..ㅋㅋ 어떤 부분은 <삼국(三国)>의 사마의와는 좀 다른데, 어떤 것이 진짜 역사에 가까운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 틀릴 수도 있고.. ㅎㅎ 사마의의 처세를 보면서, 인내, 진실함, 그리고 의리를 지키는 것이 끝까지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말이 쉽지..ㅎㅎ 또 하나. 조비의 아들로 나오는 조예의 이름이 내 이름에 있는 예(叡)와 같아서, 이 글자의 간체자도 그냥 번체와 똑같은 글자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국어 자막의 조예 이름에도 번체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중국어 이름 바꿔야 하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