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r 05. 2018

통영의 삼일절

원문 생활공원

좋은 장면을 보면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카메라로 찍기 바쁜 와중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열심히 보낸다. 떨어져 있어 풍광을 함께 할 수 없지만 내가 보는 눈으로 보이는 이 풍광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통영은 그런 곳인 것 같다.  약 20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서는 이상한 통로를 통해 단 15분 동안 그 사람이 될 수 있는 스토리였다. 


통영을 처음 오는 사람들은 그냥 차를 몰고 들어오다 보면 이 풍광을 만나게 된다. 한려수도는 우리나라 8경 중 하나로 거울같이 잔잔한 물결, 곳곳에 떠 있는 섬들, 고요한 포구, 한가로이 떠 있는 범선 등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통영의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한 원문 생활공원은 통영지구 전적비와 해병대 통영 상륙작전 기념관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삼일절 운동을 했던 기리는 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 원문은 통제영 원문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원문고개에 자리하고 있다. 1682년 (숙종 8) 때 제 61대 원상 통제사가 이곳에 성문을 세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다. 

통영의 관문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북신항과 죽림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은 북한군에게 점령을 당한다. 그리고 북한군은 이어 거제도를 차지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데 한국 해병대의 기습 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 후 1980년데 통영지구 전적지로 지정하고 전승을 기념하는 기념비로 세웠다. 

원문 생활공원에 있는 삼일운동 기념비는 남망산 공원에 있었는데 공원에 통영시민문화회관이 세워지면서 이곳으로 옮겨져 왔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바다에 비치는 붉은 해의 모습이 조금씩 저 너머로 사라지고 있다. 

통영의 관문에 있는 원문 생활공원을 지나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배가 정박되어 있는 곳에 해변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작은 운동시설과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서 멋들어진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바로 바다 위로 만들어져 있는 이 데크 길일 듯하다. 봄이 왔다고 하지만 밤바다의 바람은 생각보다 상당이 매섭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아가면서 데크길의 끝까지 걸어가 본다. 

통영의 바다를 봐서 좋기는 하지만 참 먼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통영은 제주도와 달리 바다의 땅이라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다. 제주도의 옥빛 바다와 달리 깊고 짙은 파란색의 바다를 보여주는 통영의 바다는 해산물의 보고이기도 하고 시와 어울리는 여행지다.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자미의 생선이 좋고/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

- 백석



이전 24화 진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