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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3. 2018

아귀찜

마산 어시장의 매력은?

마산 어시장을 처음 가본 것이 언제였을까.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참 오래되었다는 기억과 함께 맛있는 식재료를 만나본 경험이 충만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 오래간만에 창원에 있는 마산 어시장을 찾아서 내려가 보았다. 각종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에서 무엇을 사서 요리를 할까란 고민과 함께 말이다. 아귀찜은 마산을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한데 마산 어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아구는 잡은 지 불과 하루나 이틀 정도 된 것으로 싱싱하기가 이를 데 없다. 

마산 어시장에는 골목별로 특화된 상품들을 파는 가게로 몰려 있다. 우선 돼지골목이라는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곳에서는 돼지고기나 부산물로 된 식재료들이 많다. 

‘수출 한국’의 최전선에 섰던 마산, 해군과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 호주 캔버라를 본떠 국내 최초 계획도시로 설계된 창원은 하나의 도시로 합쳐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행정구역이 달랐던 도시들의 색깔이 남아 있다. 

지역마다 전통시장을 찾아가 보는 편인데 그 지역색이 뚜렷하고 말투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경상도 사투리라고 해서 똑같지는 않다. 통영어시장과 마산어시장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다. 살아 움직이는 해산물이라면 통영어시장, 잡힌 해산물이 싱싱하게 진열되는 곳은 마산 어시장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비교적 작은 돼지의 족도 볼 수 있다. 역시 돼지 골목답게 돼지와 연관 있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렇게 큰 알주머니는 처음 보는 듯했다. 

잡은 지 하루가 되었다는 아귀가 무척이나 싱싱해 보였다. 시장에는 매번 같은 일상의 반복 같은 평범한 삶처럼 보였던 하루가 천천히 걸으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들의 땀방울과 노력, 열정,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귀찜을 처음 해본다고 하자 요령을 알려주시며 어떤 것은 수육으로 해서 먹어야 좋은지 팁을 주었다. 

아귀찜을 할 때 알과 곤이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 것도 구입했다. 큰 아귀는 한 마리에 20,000원, 알은 이 정도가 10,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아귀의 이 부위는 수육을 해서 먹는 것이 좋은데 아귀 간과 내장은 차가운 물에 넣고 끓이면 모두 풀어지기 때문에 팔팔 끓을 때 넣어서 한 번에 익히는 것이 좋다. 

구입한 아귀를 손질하고 있는 시간에 뒤를 돌아보니 젓갈을 파시는 사장님이 말을 걸어오셨다. 추젓, 육젓, 오젓, 멸치젓 등 다양한 젓갈을 팔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미 김치는 담그고 난 터라 그냥 설명해주시는 것을 듣기만 했다. 

자신의 사진은 안 찍어주냐고 하셔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그러니 옆에 계신 여사장님도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신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로 유명한 백석도 마산을 걸었다고 한다. 1936년, 시인 백석이 마산 불종거리를 걸었는데 통영 처녀 란(蘭)을 찾아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아귀찜을 하기 위해 재료를 준비해보았다. 양념은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재료를 익히고 졸이는데 조금은 미완성의 음식으로 만들어졌다. 

아귀의 내장이다. 보기에는 좀 그래 보이긴 하지만 수육을 하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서 좋다. 

아귀와 알을 우선 소금물에 담가서 핏물을 제거하는 시간을 가진다. 한 시간 정도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재료를 손질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찜용 콩나물이 없어서 앉아서 콩나물 대가리를 따는 거두절미(去頭截尾)를 해본다. 말이나 사건 등의 부차적인 설명은 빼어 버리고 사실의 요점만 말하는 거두절미는 이런 때 사용해도 좋다. 

양념은 양조간장 6큰술, 마늘은 4개 정도, 고춧가루 6큰술, 고추장 2큰술, 된장 2큰술, 오미자청 2큰술, 멸치액젓 2큰술, 올리고당 2큰술, 생강가루 1큰술 그리고 후춧가루 약간 등을 넣어서 섞었다. 

우선 아귀는 된장을 풀은 물에 넣어서 익혀준다. 

아귀찜의 유래는 북어찜에 이용한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 등을 아귀에 적용한 것에서 시작되어(1960년대) 지금은 콩나물, 미나리 등의 채소를 첨가해서 만들었는데 이런 생아귀가 아니라 마산 아귀찜의 특징은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적당히 말려 꼬들꼬들한 상태의 아귀를 사용하는 것이 지역 음식의 특징이다. 

마산에는 250년의 역사를 가진 골목도 있다. 1760년(조선 영조 36년)에 현재 SC제일은행 마산지점 자리에 마산창(조선시대에 조세로 거둔 현물을 보관하던 창고)이 만들어졌는데 그때 형성된 마을과 골목이 마산어시장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에 일본이 조선과 외교를 수립하고 각종 공산품이 이 땅에 들어왔는데 그때 마산포를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산은 일제의 수탈을 위한 곳으로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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