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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3. 2019

사람의 기질

통영시립 충무도서관에서 만난 책들

사람의 기질이라는 것이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적지 않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좋은 의미로 진화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의미로 퇴화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나이를 먹더라도 살아 있는 이상 계속 변화할 수는 있다. 통영에는 시립도서관도 있지만 그보다 충무도서관이 조금 더 공간 구성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이다. 

지난번에도 왔었지만 정기휴관일이어서 충무도서관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통영시립 충무도서관은 뷰가 좋은 도서관이다. 조금 특이하게도 휴관일은 매주 금요일이다. 

책을 가져와서 바다를 보며 책을 읽어야겠다. 

보통은 신간이 있는 곳으로 가서 책을 고르는 편이다. 옛날에 출간된 책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동향을 알기 위함이다. 

김해에 자리한 봉하마을은 이미 갔다 온 적이 있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어떠한지는 알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노무현 대통령의 지붕 낮은 집은 건축학적으로 사저를 바라보고 사람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김해의 봉하마을 사저는 귀향운동의 베이스캠프이자 진보의 미래와 민주주의를 논의하고 연구하는 학습장으로 활용되었다. 사저는 안채를 비롯하여 집이 갖추어야 할 공간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대통령 내외의 개인생활공간인 안채는 침실과 거실, 욕실로 이루어져 있다. 

느리게 살고, 땅이 요청하는 집으로 사저를 짓기를 원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시대가 요청하는 집으로 자연친화적인 집을 생각하고 지었다고 한다. 또한 건축가가 생각하는 그런 집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특정 인물의 집이 지역에서 상징성을 띠기도 한다. 봉하마을의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는 그런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장소를 강조하는 흐름은 자연과 조경설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땅의 혼이라는 개념과 결부가 된다. 

"담장을 낮게 만든 것은 미래에 대한 저의 희망을 표시한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담장을 나지막하게 아름답게 만들어 놓고 담 너머로 이웃을 넘겨다보면서 그렇게 사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저 담 높이로 표현을 했습니다." 2008.05.17 방문객 인사


저런 방문객 인사를 남긴 고 노무현 대통령은 1년 뒤에 봉하마을 뒤편에 있는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세상을 떠났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기질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을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경제 불확실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정권의 문제도 아니고 그냥 시대적으로 직면한 현실이다. 과거 독재정권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시대에는 저렴한 인건비가 있었고 전 세계의 경제가 커지고 있기에 경쟁력이 있었을 뿐이다. 

매우 복잡해 보이는 도식도처럼 보이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힘겨루기가 기본 흐름이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하면 한국은 반드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에 수출하는 반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일명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미국에서 변화하는 사회를 조망한 것이 바로 보통 사람들의 전쟁이다.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두고 노동자들끼리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을 시킬 것이 없는 가운데 서로 간의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에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2020년까지 5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생 역시 지금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점점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술이 평준화되고 제품들이 표준화되면서 어디서든지 가격경쟁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돈만을 위해 살아왔기에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지 못한 가운데 40대가 넘은 지금 30대 초반에 제시될 수 있는 급여를 받고 근무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시간을 채울 방법이 없는 사람은 일이 사라지면 목줄에 묶인 개처럼 비참해진다." - 조지 오웰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만의 화폐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시간을 저축할 수 있다. 그것은 개개인의 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 것이다. 

바다를 보면서 책 한 권을 읽어볼 수 있는 통영시립 충무도서관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간다. 실체가 없는 영구적 계급이 정해지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계를 위해 우리가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잠시 세상이 변화해가는 것을 잊은 채 벤치에 앉아서 통영의 앞바다를 감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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