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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스런 마산

복어와 아귀 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 

by 나는 누군가 Mar 06. 2022

어릴 때 마산이라는 도시는 말들이 많은 산이 있던 고장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사실 한자를 일찍 배운 탓(?)에 마산이라는 한자명을 보고 그냥 그대로 유추한 것이다. 그렇지만 마산이라는 도시를 가본 것은 15년은 족히 지나고 난 후였다. 창원과 마산, 진해가 각각의 도시였던 그때가 언제였나 싶다. 마산만은 육지로 깊숙하게 들어온 탓에 수심도 깊지만 수면도 잔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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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캐릭터가 그곳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의미를 입고 먹고 마시는가. 마산에는 아구거리와 복어 거리가 있다. 아구를 상상시키는 캐릭터를 보면 이곳이 아구가 유명한 곳이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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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창원시의 공공공간이며 야경을 잠시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 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이나 사람, 음식점,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시간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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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같은 나라는 음식문화 전통을 발전시키고 꽃 피웠다. 반면 미국은 양이 푸짐하고 큰 것이 특징이기는 하지만 음식문화는 빈약한 편이다. 한국도 지역마다 음식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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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디지털과 관련된 조형물들이 설치가 되어 있다. 코로나19로 밤의 시간이 제약을 받고 있지만 밤의 시간은 조명으로 인해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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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음식을 생각하면서 이곳을 돌아보았다. 혁신과 창의성에 중점을 두고 신개념 요리를 추구하는 트렌드를 흔히 모더니스트 퀴진 운동이라고 부른다. 항상 어떤 음식이 맛이 있을까를 고민한다. 살면서 그 선택만큼 고민스러운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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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마산 3.15 의거 발원지에 도착을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권리가 유일하면서도 가치 있게 쓰이는 때는 선거 때뿐이 없다. 유일한 그 권리를 부정으로 훼손되는 것에 마산 의거 때 항거했고 지금의 선거문화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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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초승달의 조형물에 다다렀다. 우리가 지구에서 달을 초승달로 볼 때 지구는 보름 지구가 된다. 언제 달로 여행하던 시대에 살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그리스의 학자인 히포크라테스는 원의 면적을 구하려고 시도하면서 초승달 모양의 도형 면적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차지 않은 것에서 꽉 찬 것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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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복어를 선택했다.  등 쪽은 황갈색 바탕에 다각형의 흑갈색 반점이 흩어져 있고, 배 쪽은 백색인 졸복은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지만 남해에 오면 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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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지리만 한 것이 없다. 졸복이 섭섭지 않게 들어가 있는 시원한 국물 맛은 마산의 맛이기도 하다. 생멸치조림이나 몇몇 반찬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필자도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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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소돈(小魨), 속명을 졸복(拙服)이라 한다고 했다. 정약전이나 정약용 형제를 보면 인생을 그냥 무료하게 보낸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지역적으로 척박한 지역일수록 음식이 맛없을 수밖에 없다. 물자와 주머니 사정이 풍요로워야 맛을 찾고 음식에 새로움을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크기는 작아도 졸복의 맛은 밀복 종류보다 개운한데 겨울이면 생(生) 졸복을 쓰는 마산 복국은 그 맛이 투명하면서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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