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그때그때 다르다.
특별하게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받는 돈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평생 자신의 자아성취를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렇다 하더라도 일자리시장에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밀려나가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니 말이다. 각종 보험회사나 투자회사등은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서 끊임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불안을 야기하면서 투자나 연금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을 한다. 그래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1952년 이전 출생자는 만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고 있었으며 1953~1956년생은 만 61세부터 받았다. 1961~1964년생은 1년 더 늦은 만 63세부터 연금을 받습니다. 1961년생은 2024년, 1962년생은 2025년이 연금 수급이 시작되는 시기지요. 1965~1968년생은 만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 연금을 받게 된다. 그렇게 늦어진 나이에 연금을 받게 되면서 국민연금의 조기수령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조기연금을 5년 전부터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연금이 1년에 6%씩 줄어드는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에 기대어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혹은 강력한 주장까지 한다. 경제상황이 계속 변하듯이 개개인이 살아가는 삶도 변화를 해야 한다. 10년 전의 삶과 10년 뒤의 삶은 다르다. 자신이 살아왔던 시기의 삶은 이미 달라졌기에 지금에 와서 언급해 봐야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찍 은퇴하고 싶은 파이어족의 삶을 살던지 노년이 되어서 안정적인 수입은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가를 구입하고 건물주가 되고 싶어 하고 빌라건물을 하려고 한다.
자영업에서 상가, 상가에서 건물로 이어지는 경제 생태계의 기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수다. 한국이 언제부터 불빛으로 채워진 불야성의 사회를 살았던가. 불과 1980년대부터다. 20년 정도의 자영업이 괜찮았던 시기를 거쳐서 2000년대부터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속에 자영업자들은 늘어나기만 했다. 그리고 20년 동안 자영업자들의 수입은 계속 줄어가고 수익은 줄어들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가들의 분양은 늘어났다. 수익형 건물들의 전성기도 생각보다 오래가지는 않았다. 꾸준하게 현금을 창출하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건물을 구입하고 매도하는 성공사례들만 계속 언급이 되었다.
규모가 큰 투자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실이 많게 되면 건물의 미래수익은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계약되었던 기존의 계약을 토대로 건물의 가치가 결정이 된다. 언제부터인가 연예인들의 성공적인 건물 매각사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절차상의 하자 없이 자영업자들이 계약되었던 자신의 상가에서 내쫓기는 사례는 새로운 건물주가 들어섰을 때가 많다. 이런 사례는 과거의 건물주가 선해서 기존의 계약을 유지해 준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든 간에 자신의 건물에 대한 미래수익을 담보로 비싸게 건물을 매각한 결과라고 본다. 건물주가 바뀌었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쫓겨난 것이 아니라 전 건물주가 지금까지 적게 받았으니 올려 받아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다는 미래수익을 다음 건물주에게 보여주고 비싸게 팔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연금의 형태는 자신의 소비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확 늘려놓은 자신의 소비방식을 유지하면서 일자리가 없어지고 마땅히 일할 곳도 없으며 자산가치도 변동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활방식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애설계에 오류가 있다는 의미다. 10년 정도의 호황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취미가 될 것 같은 골프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골프의 인기가 줄어드는 것은 골프장이라던가 관련 업계의 수익모델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취미나 운동이 홀로 할 수 있느냐 누구와 할 수 있느냐 그리고 들어가는 비용이 어느 정도에 따라 삶이 무척이나 팍팍해질 수가 있다.
60대부터 연금은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살 이전까지의 대부분의 소비는 자신이 결정하지 않는다. 가장 큰 소비는 교육비이며 이는 대부분 부모의 몫이기도 하다. 교육비를 투자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그만큼 수익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당수의 부모들의 투자는 사교육비만 부풀리고 끝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후회를 하게 된다.
60대부터 사용하게 될 연금을 위한 투자는 향후 미래 수익을 위한 것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에서 이어지는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즉 미래지향적이 아니라 현재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자식을 위해서는 그렇게 오랜 시간 투자를 하면서 자신을 위한 투자는 시간도 짧은 데다가 잘못 선택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머니는 70대 중반까지도 열심히 일했고 지금도 간헐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필자에게 어머니가 일하신 분야에서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하기가 무척 힘들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영업-상가-건물로 이어지는 경제 생태계는 이미 미래가 없다는 것을 한국사회가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국민이 투표로 결정했고 그 투표대상이 자신의 말과 상관없이 지키지 않은 정치를 하더라도 이미 배의 키를 잡은 이상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는 어렵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성장하는 방식을 사회 안전판이 부실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가자고 많은 사람들이 결정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50년 후의 미래를 알고 있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생각하던가 막연하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위로 드러나는 것이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경제의 현실과 사람들의 소득과 연금 등이 드러난 것은 물 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삶은 물아래에 있다. 즉 사람들이 듣고 보고 생각하는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모두가 괜찮아 보여도 괜찮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물아래에서 침묵을 하고 있을 뿐이다. 1960년대 생들이 퇴직하고 2차 일자리 시장으로 나오고 있는 이 시기는 전혀 다른 사회 양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었던 자영업 시장은 이미 하향세로 향하고 있고 여력도 많지 않다. 물론 그들의 가진 자신은 전 세대나 이후 세대들보다는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그나마 삶에 레그룸이 있다.
국민연금등의 장기 지속성은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꾸준한 수입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벌 수 있는 돈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누군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야 한다. 꾸준하게 들어오는 연금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