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 남자와 매칭되지 않는 여자
지난 20년간 한국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살아왔던 세대들의 퇴장과 함께 그들의 방식대로 살지 않겠다는 세대들이 사회로 배출되었고 고비용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은 당연한 분위기로 자리 집았다. 문제는 인식변화와 맞물려 제도와 시스템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회에 머물러있다는 점이다. 정치인을 비롯하여 기성세대들은 아이를 출산하고 초반에 키우는 것에 돈이 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돈과 시스템을 그쪽에 집중하였다.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여자가 남자를 바라보는 관점에 큰 격차가 생겨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인식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권리가 크게 상승한 만큼 남자와의 격차는 아예 사라져 버렸지만 여전히 고정관념은 과거에 머무르면서 가부장시대의 책임을 지우려고 하고 있다. 여자들이 누릴 만큼 젊음을 누리고 자신을 위해 마음껏 지불하고 난 후에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어야 하는 경제기반을 여전히 과거처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애와 결혼이 과거처럼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이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남자가 여자보다 일반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도 결혼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은 아이다. 가장 큰 장점이면서 유전학적으로 혹은 물려받은 본능으로 건강하면서도 다른 이들보다 더 우생학적으로 나은 존재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 상당수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은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장점이 시라져 버리면 어떻게 될까. 더 이상 조건의 불균형을 감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남자나 여자나 누가 더 우월하고 이기적인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제 공평 혹은 공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론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결혼이라는 제도는 결국 과거의 유물처럼 사라지기는 할 것이다. 어차피 과도기에서 사회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어떻게 배려하면서 살아가고 만나냐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힌다. 여자는 애를 낳는 기계는 아니지만 그걸로 인해 남지에게 불공평함을 요구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사회는 변했으며 저출산은 고착화되었고 자식이 부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어떤 삶의 방식이 온전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 가정과 사회에서 책임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유리한 것만을 취하고 불리한 것은 상대에게 요구하는 이상 건전한 관계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구나 자유롭게 살다가 노력 없이 삶의 질을 퀀텀점프하고 싶어 한다. 그 뒤에 어떤 대가가 따를지도 모르고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해도 이혼이 많아지는 것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기 때문이다. 여기애 완벽해 보이는 혹은 좋아 보이는 이라는 허상의 조미료가 더해지면 파국으로 가는 고속열차는 예약한 셈이다.
아예 시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부장을 유지하는 가정은 이제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어차피 한국에서 지금 같은 결혼제도를 유지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여파기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세상이 변하고 가치관이 바뀌었는데도 가장 중요한 사회의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까.
과거에 머물러 자유와 평등, 권리를 말하는 한국의 이전 결혼제도에 의해 어쩔수없이 하던 결혼은 결국 사라지던가 누구도 원하지 않기에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읺는 사회적 진공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