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알려준 소식

by 조이랑

큰 창에 드리워진 쉬폰 커튼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오후, 나는 거실 한편 포근한 소파에 앉아 있다. 발아래에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애교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아이들이 왜 여기 있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다 맺히기도 전에, 돌아보니 내 무릎 위에는 그보다 조금 더 자란 듯한, 하지만 여전히 어린 고양이 한 마리가 어느새 올라와 앉아 있다. 어서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문득 이 아이들의 이름을 지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호두? 군밤?’

이건 요즘 읽고 있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반려견들의 이름인데.

‘삼각김밥 시리즈는 어떨까?’하는 생각도 스쳐 가지만, 정작 메뉴 이름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때, 갑자기 모든 풍경이 사라진다.

꿈. 그건 꿈이었다.

‘뜬금없이 고양이가 등장하는 꿈이라니, 태몽인가?


일주일 전쯤, 용인 외곽에 있는 빈티지숍에 다녀왔다. 그곳엔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가 키우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어찌나 애교가 많던지. 처음 본 내게 먼저 안겨 몸을 비비며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동물을 어려워하던 나였지만 그 새끼 고양이의 귀여움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져 한참을 그 아이를 품에 두고 쓰다듬어 주었다.

며칠 전 독서모임에서는 누군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자랑하려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는데, 사실상 고양이 자랑이 되어버렸다. 트리 아래 자리 잡은 새침한 고양이가 모두의 시선을 빼앗아 버렸으니까.

게다가 예전에 ‘태몽은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태몽이라는 개념이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오늘 아침,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왜 하필 ‘태몽’이었을까?


그냥 지나칠 법한 꿈에 괜스레 마음이 동요하던 중, 문득 아랫배 부근에서 익숙하지 않은 시큰한 통증이 느껴졌다. 생리가 시작하려면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이 느낌은 뭐지?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아껴 두었던 임신테스트기를 꺼내 들었다.

연하지만 두 줄.

눈으로 보는 건지, 마음으로 그리는 건지 헷갈릴 만큼 희미했지만, 분명 두 줄이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에게 소중한 선물이 찾아왔다.


안녕, 아가!

만나서 반가워.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