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띠아 랩 - 쉽게 쉽게 맛있게!
대학교 2학년.
IMF가 한참이었고 고스란히 어이없는 피해자가 된 우리들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다들 꽤 사는 집에서 유학이라고 와서 그래도 부족함 없이 지냈었는데 갑자기 우리들은 매일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각자 돈이 없음을 이야기하고 파트타임 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잘 다니던 스타벅스와 베스킨 방문을 두려워하고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다들 아끼기만 한다고 형편에 나아지는 것도 아나였는데 우리는 모여 앉아서 슈퍼 전단지에서 나오는 세일 상품에 목을 매고 1.59와 1.99의 차이에서 너무나도 철학적인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자동차 기름값이랑 그 고민을 하던 우리의 시간을 생각하면 우습기도 했지만 그렇게 우리는 철이 들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들 담배 한 개비 나누어 피는 것에 민감하고 주차기계 동전을 슬쩍 내어주던 일이 사라졌다.
그래도 피가 젊은 우리들은 음식은 안 먹어본 것을 즐기는 것에는 의기투합을 꽤 잘했었다.
그때쯤 멕시칸 푸드가 우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었다.
미국과 이탈리언이 인기가 그저 그렇게 사그라질 때 살짝 자극적이고 우리 입맛에 맞는 멕시칸 음식은 우리들을 유혹했다
물론 비싸지 않은 가격대가 좋았다.
퀘사디아도 그 신선한 맛에 놀랐었다.
아무튼 그 와중에도 먹고 싶었던 우리의 욕망과 비어있는 지갑의 차이가 늘 우리를 따랐다.
친구들과 멕시칸 식당에서 랩을 먹고 '이건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다음 날 냉장고에 있던 야채들과 요거트 그리고 밥통에 남아있던 밥으로 난 또띠아 랩을 만들었고 바리바리 만들어 도시락으로 싸간 나의 찬밥 또따아 랩은 선풍적으로 인기가 있었다.
멕시칸 푸드라고 해서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면 무엇보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또띠아 랩이다.
멋을 잔뜩 넣어 보고 싶다면 모든 재료, 아보카도부터 닭, 사우어 크림까지 갖추어야겠지만
일만 커질 뿐이다.
찬밥을 메인으로 토마토 양상치 플레인요거트 그리고 닭고기와 불고기 같은 요리가 있어주면 충분하다.
그럼 한번 해볼까요?
제일 먼저 찬 밥을 볶아 주시야 합니다.
저는 옥수수 파프리카 버섯 양파, 오이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아도 곤란하거든요.
제 필살기로는 치즈, 모차렐라 혹은 스트링치즈를 넣어 주는데 체다도 괜찮습니다.
팬에다 야채를 다 넣고 살짝 볶다가 밥을 넣고 레몬즙을 적당히 넣어 주시고 소금으로 간을 해주세요.
간에 조금은 센 것이 더 구미를 당깁니다.
기름을 많이 넣지 마세요.
밥이 질면 안돼요. 밥알이 팬에서 가볍게 흩어질 수 있어야 좋은 것 같아요. 기름도 최소로 야채도 가볍게 익혀주셔야 해요.
밥이 다 볶아지면 치즈를 넣고 익으면 끝이랍니다.
요새는 또띠아가 잘 나오던데요.
또띠아를 도마에 펴시고 밥을 반주걱 정도 넣으시고 채 썬 양상치 요거트 그리고 여러분이 원하시는 야채를 넣어 주세요. 밥에 레몬즙을 넣은 이유를 느끼실 거예요.
양쪽 또띠아를 접으신 후 동그랗게 말아 주세면 됩니다.
토마토를 넣었는데 어디 갔을까요?
닭고기가 조금 있어서 구워서 한 장 더 만들어 봅니다.
스리랏차 소스나 힛소스 혹은 머스터드 와 같이 취향에 맞춘 소스를 곁들이셔도 좋아요.
아보카도 넣으면 훌륭하지요.
아! 청양 고추 넣으면 베리 굿인데 미처 만들면서 생각을 못했네요.
또띠아 랩의 주인공은 양상치 라고 생각합니다.
상추는 흉내 낼 수 없는 양상치를 느껴보세요.
레몬즙을 왜 넣었는지 느낄 실 수 있으실 거예요.
상큼한 이국적인 맛이 입으로 들어옵니다.
제 친구는 김치볶음밥으로 만들었는데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김치볶음밥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단 패스!
맛있는 김치 볶음밥을 아직도 만나지 못했답니다.
따뜻힌 밥과 차가운 요거트의 만남이 아주 적절한 또띠아 랩입니다.
저 또띠아 랩 덕분에 친구들에게 대접받았답니다.
느끼하지 않고 상큼하게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