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석 주저앉아 있는데, 기억에 익은 냄새가 솔솔... 올려다 보니 뽀얀 꽃 한송이 당당하다. 신석정 시인, 그 어른이 제일 좋아했다던. 그리하여 내게도 해마다 여름 한 철 그리움이 된 꽃, 나의 꽃.
우연이 아니겠지? 아니~ 내 그리움이 빚은 필연일거야. 저마다 꽃 사연 하나 없는 이 있을까? 물기 머금은 이 계절은 그야말로 꽃 천지. 고개 들어 꽃을 본다. 무료한 여름 산책에 기쁨 하나 건진다.
운수 좋은 날. 허리 숙여 걷게 하던 잡다한 일들을 긍정해 보는 초여름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