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총 9장에 걸쳐 한 이야기를 토대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이제 어느 정도 블로그에 글이 쌓이기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앞에서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말했지만 사람이라는 건 누구나 욕심을 품기 마련이다. 내가 하는 일은 좀 더 잘 되었으면 좋겠고, 내가 구매한 복권은 당첨이 되었으면 좋겠고, 내가 만난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내가 읽는 글은 글은 좋은 글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품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욕심을 품는 일은 어떻게 보면 동기부여의 일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문제는 욕심을 지나치게 품은 탓에 '이거면 누구나 하루 30분으로 1천 만 원 벌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기꾼들에게 휘둘리거나 내 욕심과 내 기대에 미치는 결과를 내지 못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포기한다는 것은 단순히 내가 그 일을 하는 게 귀찮아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마음은 왜 없어졌는가. 내가 그 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왜 그 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는가. 내가 그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는 내가 잘하지 못하는 좋아할 수 없게 되고, 좋아하지 않게 되다 보니 하고 싶지 않게 된다. 그렇게 포기하는 일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잘하지 못해도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다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어떤 일을 한다면 빠르게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어릴 때부터 우리에게 심어주었다.
처음에는 취미로 욕심 없이 시작한 블로그 글쓰기도 어느 정도 습관으로 굳어져 살짝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찾아오면, 처음 생각했던 마음과 달리 하루하루 방문자수와 광고 수익에 집착하게 된다. 막상 좋아해서 즐겁게 시작했던 일이 하루하루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안 되는 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 글쓰기는 좋아하는 일에서 점차 싫어하는 일로 변질되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방문자수와 광고 수익이 좀처럼 J커브를 그리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하게 된다.
남과 비교를 하면서 나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포기할까?'라는 마음까지 품게 되는 것이다. 처음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는 큰 욕심 없이 작은 수익이라도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도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을 우리는 스스로 '어, 혹시 나 재능이 있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우리는 내가 알지 못했던 어떤 재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라는 것은 항상 따라오지 않는 법이다. 결과라는 것은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비로소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제 막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결과를 딱 그것만 보고 '아, 나는 틀려 먹었다.'라며 포기한다면 너무 아쉽지 않은가.
물론, 이 글을 쓰는 나도 아직 그 윤곽의 완성체를 보지 못한 상태이다 보니 무작정 비판만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나도 몇 번이나 이제 그만 포기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그때마다 작은 결과가 나오면서 좀 더 해보자는 마음을 품을 수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10년이 넘도록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덕분에 원고료도 받으면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다. 만약 이 일을 포기했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 글을 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포기하지 말자. 욕심은 동기부여가 될 정도로 품되 그 욕심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한다면 우리는 계속 해내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