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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잘 안 풀릴 때

쉽지만 유용한 방법 5가지

by 효그 Mar 23. 2025

디자인하다 보면 유난히 잘 안 풀릴 때가 있다. 분명 넘치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마음에 드는 시안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마감 기한은 다가오고,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면 시안의 늪에 빠지는 건 순식간이다. 이렇게밖에 못하냐는 자괴감은 덤이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대로 요긴하게 써온,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1. 덮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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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라는 방법은 흔히 들어봤을 것이다. 일상적이나 익숙한 것을 특이한 방식으로 바라보는 건데, 이걸 시안에 간단히 적용해 볼 수 있다. 바로 시안을 덮고 잠시 거리를 두는 것이다. 보통 하루 정도 시안 파일을 꺼두고 다음 날 다시 열어본다. 그러면 괜찮았던 것들이 이상해 보이고, 예상 못 한 부분에서 힌트를 얻게 된다. 시안에 익숙해진 눈을 씻어내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다음 날 아침 정신이 생생할 때 작업을 이어간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또 질질 끌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다른 일을 하면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배할 수도 있다. 조급함을 잘 다독일 수만 있다면 시간은 우리의 편이다.



2. 기획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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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디자인에는 이뤄야 할 목적과 그곳을 향하는 방향성이 있다. 그런데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파생되고 그것에 몰입하다 이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디자인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방향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작업이 완성되어도 그걸 설득할 근거 또한 없다). 그래서 틈틈이 기획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 디자인이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만들었는지 판단하는 지표를 계속 확인하는 거다. 더불어 처음에 찾아 놓은 레퍼런스를 함께 살핀다면 디자인의 논리적 흐름을 연결 지을 수 있다. 놓친 흐름을 다시 잡게 된다면, 휘청이던 방향을 가다듬고 시안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3. 의도 설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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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 보기와 비슷한 느낌으로, 내 디자인을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혼잣말도 괜찮고 동료에게 설명해도 좋다. 혹은 텍스트로 적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어떤 의도를 담았는지 선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안의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왜 이런 조형과 레이아웃을 썼는지 등을 정리할 수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디자인의 맥락을 파악하게 되고, 보완하거나 발전시킬 부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이렇게 시안 발전해 나간다면 디자인에 논리가 쌓여 설득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디자인을 설명할 수 없다면, 누구에게도 그러하다.



4.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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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마다 서체나 그래픽 요소, 색상 등 핵심으로 잡아 놓은 요소가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디자인을 오히려 발전하기 어렵게 만든다. 여러 조합으로 완성되는 디자인에 하나가 억지로 고정되어 있다면, 틀을 깬 새로운 시도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안 풀릴 때는 이것들을 과감히 포기해 보는 걸 추천한다. 고집부리던 걸 포기했을 때, 더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나은 시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오히려 나중에라도 포기한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요소라고 해도 이를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5. 탈락 시안 재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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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었던 시안이 있었는데 탈락했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줘보자. 그 당시의 논리와 조형이 지금은 새로움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낯설게 하기와 비슷한 방법이다). 단, 있는 그대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 방향성에 맞춰야 한다. 중요한 건 탈락 시안의 디자인적 맥락과 핵심 요소를 참고해서 변주하는 것이다. 성격이 비슷한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아예 반대되는 것들을 적용해 본다면 한층 다채롭게 시안을 실험해 볼 수 있다. 


이 방법들은 지극히 개인적으로 찾은 방법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맞지는 않을 수 있다. 다만 어떤 디자인이건, 목적과 의도를 파악해 맥락을 이어서 형성해야 한다. 자신의 디자인을 낯설게 보고, 목적을 명확히 숙지하며, 시안의 의도를 선명하게 설명해 보자. 잠시 고집을 내려놓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자. 그런다면 복잡하게 얽혀있던 거 같던 시안도 생각보다 금방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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