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uybrush Feb 25. 2021

웹소설은 [일일 연재]다(2)

웹소설 시스템 최상위 포식자

앞에서 왜 웹소설이 빠르고, 시원시원한 내용 위주로 승승장구 서사가 되는지 살폈다. 그럼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일일 연재로 인해 웹소설이 어떻게 서술되는지 살펴보자. 


하나. 이야기 구조가 직선적이고 비교적 단순해진다.


독자들의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자기가 읽는 소설의 내용을 빠삭하게 파악하는 독자도 있지만, 그냥 대충 훑어보는 독자도 많다. 수십, 수백 회가 넘게 이어지는 웹소설에서는 어제 읽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독자도 분명히 있다. 사람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나는 내가 어제저녁에 뭘 먹었는지도 기억 못 할 때가 많다.


매일매일 웹소설을 읽는 독자는 짧으면 몇 달, 길면 몇 년에 걸쳐 소설을 읽는다. 그런데 만약 이야기가 끝없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등장인물의 관계가 얽히고 설키며, 100회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캐릭터가 갑자기 튀어나와 이야기를 뒤틀어 버린다면? 독자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일일 연재에서 내용이 너무 복잡하게 꼬이면 따라가며 읽기 힘들어진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거나, 동일한 사건을 여러 인물의 관점으로 돌아가며 보여주는 등의 서술방식은 웹소설에서 인기를 끌기 힘들다.


웹소설에서 주인공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강력한 블랙홀 같은 존재다. 그런데 이야기의 시점이 주인공을 벗어나 버리면 당장 독자들의 흥미가 떨어진다. 그래서 웹소설은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행보를 따라가는 직선적인 이야기가 많아진다.


웹소설에도 이야기 구조와 서술 방법에서 새로운 시도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도 역시 일일 연재라는 구조적 한계 안에서, 독자의 흥미를 잃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더 쉽게 인기와 돈을 버는 길이 열려 있는데 굳이 어려운 길을 가고자 하는 웹소설 작가는 소수일 것이다.





<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 :)



이전 18화 웹소설은 [일일 연재]다(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