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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ybrush Feb 26. 2021

웹소설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소설이니까

앞서 고개를 끄덕이며 글을 읽으신 분은 이번 챕터 제목이 의아하실 것이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앞에서는 웹소설은 상품이야! 상품성! 흥행! 대중성! 이런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놓고 이번에는 웹소설이 작품이라니?


하지만 사실이다. 웹소설은 상품이자 동시에 작품이다. 사실 웹소설 뿐 아니라 모든 대중문화 콘텐츠가 다 그렇다. 웹/소설, 웹툰,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음악 등등. 우리가 흔히 즐기는 콘텐츠는 상품이자 동시에 작품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창작자라면 대중성과 작품 고유의 독창성, 작품성 사이의 밸런스를 두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차이라면 영화는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 같은 구분이 있고, 음악에도 인디 음악처럼 대중성보다 자기 예술 세계를 우선하는 부류가 있어 구별을 짓는 정도일 것이다.


분명 웹소설, 적어도 현재의 웹소설은 극단적으로 상업성에 쏠려 있다. 앞서 나는 상품성이 웹소설의 시작이라고 했다. 유료화를 할 만큼의 상업성을 갖추지 못한 작품은 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즉, 상업성은 웹소설의 스타트라인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앞에서 웹소설 연재가 기나긴 마라톤임을 확인했다. 유료화 후 독자를 얼마나 확보했든 간에 독자는 차차 들어 들고, 가뜩이나 긴 이야기를 이어가는 와중이라 점차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작가가 흔들리는 걸 눈치챈 독자는 더욱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확연히 줄어든 매출에 작가는 더욱 힘이 빠진다. 이런 악순환을 버티지 못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면서 작품은 망가진다. 이런 경우 ‘작품이 무너졌다’고 부른다.


웹소설은 팔기 위해, 팔리기 위해 쓴다. 그렇다고 오직 팔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 100회, 200회를 넘어 장기로 연재할 때 이야기의 중심을 잡기 어려워진다. 상품성이 웹소설의 다디단 열매라고 한다면, 작품성은 웹소설이 단단히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뿌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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