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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ybrush Feb 26. 2021

웹소설은 [상품]이다

파는 것은 모두 상품이니까

이번 챕터 제목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웹소설이야 팔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쓴다고 다들 생각하니까.


그렇지만 만약 ‘웹소설’이 아니라 ‘책은 상품이다’ 혹은 ‘소설은 상품이다’라는 제목을 달았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좀 더 과감하게 ‘문학은 상품이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숭고한 예술인 문학을 천박하게 상품으로 취급할 수 있냐며 당장 반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문학은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시대를 꿰뚫는 통찰을 담아낸 인류의 보물이며, 위대한 작가가 예술혼을 불태워 집필한 필생의 역작이므로 ‘상품’이 아니라고 항변할 것이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출판계에는, 문학 혹은 책을 이런 방식으로 대하는 분들이 가끔 있다. 책은 상품이기 이전에 문화/예술의 근본이라는 신념이 강하다. 이분들은 문학이나 책을 너무 사랑해서 ‘상업성’, ‘대중성’ 같은 말만 들어도 작품에 흠집을 내는 것처럼 반응한다. 마치 인디 뮤지션이 미디어를 타고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 돈 때문에 타락했다고 간주하는 것처럼. 대중성이란 취향의 파멸이고, 순수성의 몰락이며, 거대 자본에 굴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상품을 너무 거창하게 해석해서 생기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상품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돈을 내고 살 수 있으면 상품이다. 이를테면 산에 있는 나무는 소중한 자연의 부분지만, 임업을 통해 가공되어 나온 목재는 상품이다. 숲을 이루고, 산을 뒤덮은 나무의 가치는 결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중요한 자연물이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벌채되고, 가공된 목재는 어디에서는 기둥이 되고, 어디에서는 가구가 되고, 또 종이가 된다. 상품이 되었다고 해서 나무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파는 것은 상품이다. 아주 단순한 개념이다. 우리는 소설을 팔지만, 이것은 상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앞뒤가 안 맞으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다. 소설/책을 상품의 가치보다 문화/예술의 가치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상당히 치우쳐 있다.




<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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