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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혜린 Dec 31. 2020

이제는 진짜로 세워봐요. 새해 목표와 계획.

새해 '바람'이 아닌 새해 '목표' 세워보기



나에게 연말연초의 분위기는 항상 이런 것이다. 쌀쌀하지만 풀려가고 있는 날씨, 흐린 하늘, 황량한 나무, 질척거리는 회색 눈,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 오밤 중에 어떤 시끌벅적한 송년회를 가졌든 연말연초를 떠올리면 이런 오후 세네시쯤의 고요하고 차분한 겨울이 떠오른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나는 새해의 목표나 계획을 세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새해의 바람을 세웠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아니면 그조차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그 새해의 바람이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이거나, 혹은 그저 그 당시의 나만이 바라던 것이어서 어디엔가 적어놓고 금세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크게 상관없었다. 그때 적어둔 바람은 굉장히 추상적이거나, 혹은 그저 그 당시의 나만이 바라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 바람이 이뤄지지 않아도 내 인생은 충분히 다채로웠고, 물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게 좋았다.       


지난 2019년 12월, 인생그래프를 그려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득도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나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가 옳고 틀리다는 깨달음이 아니었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나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가 남들과 다르고, 각자는 모두 다른 삶의 방식이나 태도를 갖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이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으로부터 나의 장단점이나 고민 또한 비롯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기로 했다. 그동안의 나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가 틀렸다고 생각해서 그런 결심을 한 것은 아니다. 수직의 방향이 아니라 수평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아마 스무 살 때부터 형태만 다른 채로 다가왔던 고민들의 본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나를 위한 진짜 목표 세우기


그러한 깨달음과 다짐 후에 타이밍 좋게도 새해가 찾아왔다. 먼저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았다. 작년 초에 어딘가에 적어놓았던 나의 바람을 찾아냈다. '영어 공부하기', '스페인어 하기', '전문성을 쌓기 위해 OO 공부하기', '운동 하기' 등... 놀랍게도 이룬 게 거의 없었다. 심지어 어떤 것은 시작한 적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어 하기', '영어 공부하기'와 같은 것들은 정말 막연한 목표였으니까. 그래서 그것들은 지금 와서 보자면 목표나 계획이 아니라 바람이라고 말하는 게 적당했던 것이다. '영어 잘하고 싶다', '스페인어 잘하고 싶다' 같은. 올 한 해 목표지향적으로 살기로 결심했던 나는 이 부분에서 또 한 번의 충격을 받았고, 그 목표란 것을 나름 세워보기 위해 브런치에 '새해 계획', '새해 목표' 등을 검색해보고 아래의 글들을 참고했다. 






목표들을 카테고리화 하고 가지를 쳐내기


비전 서클을 참고하여 그린 나의 새해 목표

한 해를 돌아보고 목표를 세우려고 하니, 업에 관련된 목표만 세우고 그걸 이루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퇴근 후의 평일 저녁과 주말 정도. 새해의 목표는 거창하게 세울 수 있겠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일상에서 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올해는 일단 업에 관련된 목표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어, 운동, 취미 등과 관련된 목표는 설정하지 않았다. 대신 업에 대하여 originality, upscaling, logicality라는 세 개의 분류를 나누고 이에 따라 각각에 해당하는 목표를 정하였다. 각각의 목표만 적었다면 서로 연관이 없고 중구난방인 느낌이 있었을 텐데, 업이라는 주제 안에 분류를 나누니 이 세 분류에 속한 목표들이 서로 동떨어져있지 않으며 나의 업에 서로 시너지를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운 목표를 구체적으로 언제 실천할 것인지 고민해보기


그 외 한 해 동안 하고 싶은 나의 자잘한 목표들

그리고 그 외에 자잘하게 하고 싶은 것들을 일단 다 적어보았다. 적어놓고 보니 기록, 아카이빙, 정리와 관련된 투두 리스트가 많음을 깨달았다. 이중에는 몇 년째 미뤄두고 있는 것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로 했다. 예를 들어 한 달의 회고는 현재 매달 가계부를 쓰고 있으니 그 시간에 함께 할 것, 클라우드나 외장하드 정리는 한 달에 한 번 미래스터디 모임 하는 날에 할 것, 매주 일요일마다 한 주의 목표를 잘 이뤘는지 확인하고 안 한 게 있다면 일요일에 마저 할 것 등. 그리고 목표지향적으로 살아보자는 나의 목표는 미래스터디 모임을 통해서 사람들과 함께 나의 계획을 수시로 점검하고 동기 부여함으로써 실천할 것.





미래스터디에서 함께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 목표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2020년을 맞이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해의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2020년의 마지막인 오늘, 한 해 동안 목표한 것들을 이루었냐고? 그 질문에 대답하자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거의 모든 것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연말연초에 이 글을 발견한 당신도 만약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면, 이 방법들을 따라 목표와 계획을 따라 한 해의 바람을 이루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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